울산시가 남구 부곡동 6000㎡ 부지에 사업비 156억 원을 들여 ‘울산 국가산업단지 통합안전관리센터’를 건립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오른쪽 첫 번째)이 센터의 핵심인 관제실을 둘러보고 있다. 울산시 제공
지난달 24일, 울주군 온산공단 일대 왕복 4차선 도로가 기름으로 뒤덮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과 오토바이 바퀴가 기름에 잠기고, 작업화를 신어야 겨우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였다. 기름은 해상으로까지 흘러들었다. 이는 지하 배관 공사 도중 송유관을 잘못 건드려 발생한 사고로, 이날 유출된 원유는 4t에 달했다.
2022년에는 미포국가산단 내 지하 암모니아 배관이 파손돼 유해 물질이 누출되는 사고도 발생한 바 있다. 최근 10년간 울산 국가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지하 배관 사고는 모두 31건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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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국가산업단지 통합안전관리센터 전경. 울산시 제공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이 센터는 3D 기술을 활용해 지하 배관의 위치와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관제실에서는 지하 배관에서 발생하는 가스 누출이나 화재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통합 관제 플랫폼에는 지하에 매설된 관로들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화학 관로나 가스 관로 등 유해 물질 관련 관로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센터 외부에는 70m 높이의 관제탑이 설치돼 산업단지 전역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안전관리자 교육 기능도 갖추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국가산단에서 대기 중 유해화학물질이 감지되면 바람의 방향과 속도를 분석해 유해 물질 유출 지점을 역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사고 발생 지점과 유출된 화학물질 정보를 울산화학합동방제센터 등 유관기관에 즉시 전달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며, 인근 기업과 주민에게도 위험 상황을 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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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겸 울산시장은 “현장의 안전을 훨씬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 만큼 울산의 산업재해 예방률이 높아지고 산업수도 울산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산업단지 내 안전 사각지대를 줄이고, 사고 발생 전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