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갚아 중국동포 형제 살해” 진술 편의점주·건물주 습격엔 “우발적” 주장 사이코패스 검사·신상정보 공개 검토
중국인 등 2명을 살해하고 편의점 주 등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도주하다 잡힌 차철남이 경기 시흥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시흥=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0일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차 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친하게 지내던 중국동포 형제에게 2013년부터 여러 차례 3000만 원을 빌려줬는데 갚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차 씨는 17일 오후 4시경 “술 한잔하자”며 친하게 지내던 중국동포 50대 A 씨를 자신의 시흥시 정왕동 거주지로 불러 미리 준비한 망치로 살해했다. 1시간 뒤인 이어 오후 5시경에는 200여m 떨어진 A 씨 형제의 거주지로 찾아가 A 씨의 동생을 망치로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차 씨는 2012년 한국 체류비자(F4)로 입국한 뒤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비자를 갱신했다. F4 비자는 과거 대한민국 국적이었거나, 부모 또는 조부모 중 한 명이 대한민국 국적이었던 외국 국적 재외동포에 부여된다. 유효기간 없이 3년 단위로 갱신만 하면 한국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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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씨는 A 씨 형제의 시신을 이틀 간 방치한 뒤 19일 오전 9시 34분경 거주지 인근에 평소 다니던 편의점의 점주 60대 여성을 흉기로 찌르고 도주했다. 같은 날 오후 1시 21분경에는 편의점에서 약 1.3㎞ 떨어진 한 체육공원에서 자기 집 건물주인 70대 남성을 흉기로 찔렀다. 이들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차 씨는 “편의점주는 ‘나에 대해 험담’을 했고, 집주인은 나를 무시해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 폐쇄회로(CC)TV와 탐문 등을 통해 사전계획범죄 여부에 대해 계속 수사 중이다.
경찰은 차 씨를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프로파일러 면담 등을 통해 사이코패스 여부 등에 대해 확인 할 예정”이라며 “‘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 구성을 위한 요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흥=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