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공약검증] 〈3〉 첨단산업 李 “퇴직연금 등 벤처투자 허용-확대”… 金 “예산 지출 5% 이상 R&D에 쓸것” 연기금 투자-예산 마련 현실성 논란 金 “고소득 전문직에 주52시간 예외”… 李는 “탄력근로제 등 확대가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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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주말 새 각각 첨단산업 관련 공약을 내놓고 정책 대결에 나섰다. 첨단·벤처 산업 육성이라는 목표는 같았지만 방법론에선 이 후보는 국가 차원의 정책 투자에, 김 후보는 규제 혁파에 각각 방점을 뒀다.
반도체산업 분야 등 고소득 전문직 근로자에 대해 주 52시간제 예외를 인정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에 대해 김 후보는 적극 추진 의지를 밝힌 반면에 이 후보는 유보적 입장이다.
● 李 “벤처 투자 40조 원” 金 “규제혁신처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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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민 노후를 위한 퇴직연금과 연기금을 고위험 투자처인 벤처 업계에 투입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 노후 보장을 위한 퇴직연금과 연기금은 특히 신중하게 운용돼야 한다. 벤처 육성이 필요한 건 맞지만 다른 재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연구개발(R&D) 분야 국가 투자 면에서 김 후보는 △국가 예산 지출의 5% 이상을 R&D에 투자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R&D 예산을 5년 내에 10조 원 규모로 확대 △R&D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폐지 등을 공약했다. 이준호 서울대 기초과학연구원장은 “실제 예산 규모가 그렇게 나올 수 있는지,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발표된 것인지 궁금하다”며 “예산을 늘리겠다는 ‘수월성’만 붙들고 갈 것이 아니고 다양한 싹을 키워내겠다는 ‘다양성’ 원칙도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주 52시간제 완화 두고는 구상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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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 후보는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에 유보적이다. 그는 8일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단체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반도체 분야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에 대해 “기존 제도를 늘리는 게 더 유리하다. 탄력근로제나 변형근로를 하면 되는데 쓸데없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보다 현재 3개월까지 허용되는 탄력근로제 적용 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등 현행 제도를 확대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해 중요성이 커진 에너지 수급 전략에 대해선 두 후보 모두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 등을 적절히 함께 운영해야 한다는 ‘에너지 믹스’를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활용을 위한 전력망 구축 역시 각각 “에너지 고속도로”(이 후보)와 “촘촘한 에너지도로망”(김 후보)을 주장하며 사실상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김 후보가 “원전 생태계는 확실하게 복원하고 활성화하겠다”며 원전 확대에 특히 방점을 둔 반면에 이 후보는 “햇빛·바람 연금을 전국으로 확산해 주민 소득을 늘리겠다”며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