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정부 각지에 충성파 심어 AI 무기로 예산삭감-규제철폐 착수 트럼프 심복 보트 예산국장이 계승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둘러싼 거센 논란의 중심엔 ‘도널드 트럼프식 정부 구조조정’을 이끈 미국 정부효율부(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가 있다. DOGE는 최소 2조 달러에 달하는 연방 예산을 절감하겠다던 머스크의 호언과 달리 1600억 달러(약 223조8700억 원)를 삭감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머스크가 DOGE에 영입한 이른바 ‘머스크 키즈’들이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예산 삭감은 물론이고 규제 개편, 불법 이민자 추방, 인력 감축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를 계속 이행해 나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 예산 삭감은 기대 이하, AI 등 활용해 2차 구조조정 추진
DOGE는 출범 100일 만에 대부분의 연방기관을 상대로 대대적인 인력 감축을 실시했다. 신속하고 냉정한 실리콘밸리식 구조조정으로 상대적으로 고용이 안정적이었던 공직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는 평가다. 머스크는 팔로어가 2억 명이 넘는 자신의 X에 연방기관을 ‘범죄 조직’이라고 칭하며 비판했다. 특히 국제개발처(USAID)에 대해 “이제는 죽어야 할 때”라며 초유의 해체 작업을 벌였다. 올 2월에는 230만 명의 연방 공무원에게 “지난주에 한 5가지 업무 성과를 보고하지 않으면 사직 의사로 간주하겠다”는 이메일을 보내 논란을 일으켰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DOGE는 이미 30건 이상의 소송에 휘말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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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DOGE는 AI 기술을 본격 활용하는 2차전에 돌입했다. 정보기술(IT) 전문지 와이어드에 따르면 DOGE는 “과도한 규제를 타파하겠다”며 AI 분석으로 주택도시개발부(HUD) 규제의 적법성을 평가하려고 시도했다. 또 공무원을 대체할 ‘AI 직원’을 개발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이런 움직임을 두고, 일각에선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영화 속 ‘감시 사회’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DOGE가 불투명하게 운영돼 데이터 악용을 방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DOGE 담당할 듯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정한 DOGE 운영 기한은 내년 7월까지다. 머스크가 물러난 뒤에는 그 역할을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49)이 담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도 예산관리국장을 지낸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유일하게 같은 직책으로 복귀한 인사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보트가 연방정부 개편의 설계자이고, 머스크는 얼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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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