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 이상 연체율 0.35% 사상 최고 5년전 2%대 초저금리로 받은 대출… 금리 재산정 기한 맞아 4%대 부담 올들어 경매 넘어가는 아파트 급증… “경기 회복 위해 금리 인하” 목소리
11일 서울 은평구 대조동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견본주택을 찾은 시민들이 단지배치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2025.5.11/뉴스1
2020년 초 4억 원 상당의 빚을 내 집을 산 직장인 기모 씨(41)는 최근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5년간은 고정금리가 유지돼 원리금이 월 160만 원 수준이었는데, 최근 변동금리로 전환되면서 이자가 두 배가량 뛴 것. 기 씨는 “월 200만 원대 중반의 돈을 갚고 나면 정작 생활비로 쓸 여윳돈은 얼마 없다”며 하소연했다.
올해 들어 서울 지역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두 달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저금리 시기에 주택을 구매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투자한 사람)이 고금리 장기화로 자금 상황이 악화되며 점차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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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021년 12월 0.09%로 최저치를 찍은 뒤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0.34%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데 이어 2월에도 추가 상승하면서 영끌족들의 대출 상환 부담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 경매 넘어가는 아파트 물건도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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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인해 대출 부담이 늘어나면서 소비 침체와 경기 하락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가계의 부동산 빚 부담을 줄이고,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한은에서 신속하게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를 회복시키고, 가계 대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한은에서 하루빨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