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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스퀘어 자라 매장 옆 자카페 시그니처 메뉴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9일 새 단장한 자라 눈스퀘어 플래그십스토어. 황소영 기자fangso@donga.com
3층에 오르면 남성복 섹션과 이어지는 자카페 공간이 열린다. 회색빛 벽과 짙은 우드 마감, 그리고 자연광처럼 퍼지는 천장 조명이 인상적이다. 실제 창이 없음에도 마치 햇살이 드는 듯한 느낌을 주는 조명 설계로 열린 공간으로 느낌을 준다.
눈스퀘어 자라 매장 옆 자카페.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눈스퀘어 자라 매장 옆 자카페.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스페인 마드리드와 중국 난징에 이어 세번째로 오픈된 서울 명동의 자카페는 한국적인 분위기를 가득 담았다고 한다.
전통 돌담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인테리어는 자라의 정제된 미니멀리즘 철학을 잘 담으면서도 한국적인 미감을 부드럽게 녹여냈다. 수정과 라떼, 모나카마카롱 등 한국적 감성을 담아낸 시그니처 메뉴도 준비됐다.
자라 관계자는 “쇼핑 중간에 카페에 들르는 것은 고객이 그 브랜드에 더 오래 머무르게 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카페를 목적으로 찾는 입점 고객에게는 자연스럽게 쇼핑의 기회를 제공하고 기존에 쇼핑을 목적으로 방문한 고객에게는 휴식 공간을 통한 체류 시간 연장이라는 방식으로 추가 소비를 유도할 수 있는 브랜드들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브랜드 충성도 제고와 수익성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릴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러한 공간 전략은 자라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리테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방향과도 일치한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지난해 9월 패션 브랜드 랄프로렌은 국내에 랄프스 커피 1호점을 처음 오픈했다.
신사동 가로수길 랄프로렌 플래그십 스토어 1층에 자리한 카페는 짙은 녹색을 주로 사용해 꾸며졌고 앤티크한 인테리어, 폴로 베어 굿즈 등으로 구성돼 브랜드 색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브랜드가 가진 미국식 전통과 라이프스타일을 커피 한 잔에 응축한 공간이라는 업계의 평가에 공감했다.
방문 당시 평일 오전시간대라 한적한 편이었지만 매장 담당자는 주말이면 대기 줄이 늘어선다고 설명했다. 바로 맞은편에는 북유럽 감성의 ‘아르켓 카페’가 자리했고 한블럭 옆은 카페 키츠네가 자리하면서 브랜드 감성과 공간 전략의 경쟁이 상권 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입점한 아페쎄 카페. 아페쎄 매장 바로 옆에 위치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입점한 아페쎄 카페.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매장 벽면 선반 위에는 티셔츠와 가방 등이 함께 전시돼 있고 구매나 착용을 원하면 옆 의류 판매 매장으로 문의하라는 안내가 있었다. 아페쎄 카페의 일부 음료와 디저트에는 브랜드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APC알파벳으로 구성한 ‘레터링쿠키’와 초콜릿에 글씨가 새긴 ‘샌드쿠키’ 등이 시그니처 메뉴라고 한다. 브랜드를 노출시키고 카페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브랜드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그램을 통한 입소문에 유리하다는 점도 패션 브랜드들이 카페를 여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패션 브랜드들이 카페를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한 환경”이라며 “SNS에 공유하기 좋은 공간이라는 점에서 브랜드가 이미지를 앞세워 카페를 여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각적인 인테리어,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라떼아트와 디저트 등은 소비자의 자발적인 SNS 공유를 유도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커피 한 잔, 케이크 한 조각의 가벼운 소비에 담아내는 동시에 시각적인 것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성향과도 맞아 떨어진다. 이런 경험이 브랜드 철학과 정체성을 시각적·미각적으로 전달하고 소비자의 일상 속 콘텐츠로 스며들며 자연스럽게 체류 시간과 충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결국 브랜드가 카페를 여는 이유는 소비자와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일상의 공간을 만들고 브랜드를 가볍게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늘리기 위한 전략인 것이다.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브랜드를 기억하게 하고 스스로 브랜드 경험을 공유하게 유도하는 구조다. 카페는 이제 패션 브랜드가 자신만의 감성과 방향성을 전하는 또 하나의 이야기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9일 새 단장한 자라 명동 눈스퀘어 플래그십스토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9일 새 단장한 자라 명동 눈스퀘어 플래그십스토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9일 새 단장한 자라 눈스퀘어 명동 플래그십스토어. 옷장을 콘셉트로 꾸며졌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9일 새 단장한 자라 눈스퀘어 플래그십스토어 피팅룸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9일 새 단장한 자라 눈스퀘어 플래그십스토어 남성복 코너. 거실을 콘셉트로 꾸며졌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9일 새 단장한 자라 명동 눈스퀘어 플래그십스토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자카페’에서 판매하는 상품.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