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부터 하루 4차례 투표… 전임 2명 모두 이틀째 결론 나와 2, 3일째 새 교황 선출 가능성 커 “선거인단 역대 최대… 더 걸릴수도” ‘프란치스코 개혁’ 계승여부에 촉각
첫날 이어 둘째날 오전에도 ‘검은 연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 둘째 날인 8일 오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교황 선출 불발을 알리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바티칸=AP 뉴시스
● 이르면 8일 ‘흰 연기’ 피어오를 수도
이날 오전 11시 50분경 시스티나 대성당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솟구치자 성 베드로 광장에 모여 있던 1만5000여 명의 인파 사이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전날 첫 투표에 이어 콘클라베 둘째 날 오전 두 번의 투표를 했지만 추기경 선거인단의 3분의 2인 89표 이상을 얻은 추기경이 없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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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이어 둘째날 오전에도 ‘검은 연기’ 전날 디에고 라벨리 교황청 대주교가 성 베드로 대성당 대형 스크린에 나타났다. 라벨리 대주교는 추기경단을 제외한 외부인을 시스티나 성당에서 내보내며 “엑스트라 옴네스(Extra omnes·모두 나가시오)”라는 라틴어 구절을 외쳤다. 콘클라베 시작을 알리는 구호다. 바티칸=AP 뉴시스
다만,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선거인단이 역대 최대 규모에 국적도 가장 다양한 만큼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티머시 돌런 추기경은 뉴욕타임스(NYT)에 “지난번 콘클라베보다 더 길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 새 교황, 가톨릭 개혁 이어갈까
바티칸 안팎에선 차기 교황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진했던 가톨릭교회 변혁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시국 행정장관에 프란치스코 수녀회 소속 라파엘라 페트리니 수녀를 임명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가톨릭교회 역사상 여성이 바티칸시국 행정부 최고 직책에 오른 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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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와 낙태, 성소수자 등에 새 교황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도 바티칸의 뜨거운 감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와 낙태, 이혼, 재혼 등에 관해 포용적인 입장이었지만 동성혼과 낙태를 허용하진 않았다.
중국과의 수교도 차기 교황이 중요하게 다룰 업무로 꼽힌다. 바티칸은 현재까지 중국과 수교를 맺지 않고 있으며, 대신 대만과 수교를 맺고 있다. 바티칸으로선 중국이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초대형 선교지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내부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 정부의 주교 임명권을 인정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서 중국어 기도문이 처음 낭독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란 평가가 많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