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5.8/뉴스1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4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3월 말 보다 49억9000만 달러 줄어든 4046억7000만 달러였다. 지난해 4월(59억9000만 달러)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잔액 기준으로는 2020년 4월(4049억8000만 달러) 이후 5년 만에 최저 규모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12월 기자설명회에서 “외환보유액이 4100억 달러 밑으로 내려가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불과 넉 달 만에 외환보유고의 1차 마지노선을 하회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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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Swap) 거래,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감소 등이 겹치면서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4월 한 때 1480원선까지 치솟았는데, 국민연금 입장에선 해외 자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미 달러가 추가로 필요하게 된 것이다.
국민연금은 연금 자산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해외 자산을 매입할 때 필요한 미국 달러를 한은에서 빌려 쓰고 나중에 되갚는다. 국민연금 같은 ‘큰 손’이 시장에서 미 달러를 조달하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외환 시장 전반이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은과 국민연금은 지난해 650억 달러 한도 내에서 미 달러를 언제든 빌려쓸 수 있는 스와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황문우 한은 외환회계팀장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거래가 외환보유액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재무제표를 관리하기 위해 1분기(1~3월) 중 기업들이 예치해둔 외화예수금이 다시 빠져나간 점도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외환보유액이 4000억 달러를 하회할 것이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한은은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황 팀장은 “외환스와프 만기가 돌아오면 국민연금에서 다시 자금이 (정부로) 돌아오는 데다, 금융기관 예수금 감소도 계절적 특성에 따른 것이어서 외환보유액이 40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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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