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큰 형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과거 같으면 은퇴 기로에 섰을 30대 후반, 40대 초반 나이의 베테랑 타자들이 전성기급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NC 손아섭이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방문경기에서 3회초 1타점 안타를 치고 있다. 대전=뉴스1
2007년 롯데에 입단해 올해 19년 차를 맞이하는 손아섭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자로 활약해 왔다. 어머니의 권유로 개명을 한 바로 다음 해인 2010년부터 그의 경기력이 궤도에 올랐다. 이후 최다 안타 타이틀 네 번(2012, 2013, 2017, 2023년)에 이어 지난해 6월엔 약 6년간 깨지지 않던 박용택(2505안타·은퇴)의 개인 통산 최다 안타 기록 넘어섰다. 23일 현재 2539개. 부상으로 정규시즌 경기의 절반가량밖에 소화하지 못한 2024시즌 이전까지 8시즌 연속 150안타를 쳤다.
손아섭은 2022년 타율이 0.277로 다소 주춤하면서 “이제 ‘에이징 커브’(나이가 들면서 경기력이 떨어지는 것)가 온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손아섭은 이를 특유의 근성으로 돌파했다. “아직 제 나이가 에이징 커브가 올 나이가 아니다”라고 말한 손아섭은 타격 밸런스를 되찾으며 보란 듯이 다음 시즌인 2023년에 타율을 0.339로 끌어 올렸고 타격왕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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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두산 입단 동기’ LG 김현수와 키움 최주환(이상 37)의 화력도 만만치 않다.
LG 김현수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안방경기 4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1타점 안타를 치고 나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현수는 타율 0.343로 전체 6위, 포수 박동원(0.361·3위)에 이은 팀 내 2위로 초반 LG의 1강 구도를 만드는 데 앞장섰다. 지난달 다소 부진했던 성적을 뒤로하고 들어선 4월 타석에선 3일 KT전을 시작으로 11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는 등 금세 타격감을 되찾았다. 득점권 타율은 손아섭에 이은 전체 2위다. 타격왕 2회, 외야수 골든글러브 수상 5회 등의 국내 활약을 비롯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경험한(볼티모어, 필라델피아) 베테랑의 노련함이 그 뒤에 있다.
키움 최주환이 9일 LG와의 안방경기 6회말에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더그아웃을 보며 엄지를 치켜 세우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시스
불혹의 나이 삼성 강민호(40)와 KIA 최형우(42)의 방망이도 여전히 뜨겁다.
KIA 최형우가 지난달 25일 키움과의 안방경기에서 6회말 안타를 치고 있다. 광주=뉴시스
삼성 강민호가 지난달 9일 SSG와의 안방경기 6회말에 3번 타순 대타로 나와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대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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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우 기자 j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