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보르도 5대 와인 ‘잔술’로 판다… 현대百, 고급 와인시장 새로운 공략법 선보여

압구정본점에서 글라스 와인 전용공간 개점… 보르도 5대 샤토만 취급
5대 샤토 풀세트 잔술판매 업계 유일… 구매 가능한 부유층 공략으로 해석

현대백화점은 고급 와인 애호가들의 미식 취향을 겨냥해 보르도 1등급 5대 샤토를 잔술로 마실 수 있는 ‘프리미엄 글라스 와인 바’를 압구정본점 내에 오픈했다고 22일 밝혔다. 백화점 업계 최초로 5대 샤토 와인을 잔 단위로 제공하는 이번 시도는 초고급 와인의 대중적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프리미엄 경험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프리미엄 글라스 와인 바는 병당 200만 원을 넘는 5대 샤토 와인을 30㎖ 글라스 단위로 판매한다. 메뉴는 ▲샤토 라피트 로칠드(2020년산, 8만9000원) ▲샤토 라투르(2017년산, 8만4000원) ▲샤토 무통 로칠드(2021년산, 8만2000원) ▲샤토 마고(2021년산, 8만1000원) ▲샤토 오 브리옹(2021년산, 7만7000원)으로 구성됐다. 5종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테이스팅 세트(37만2000원)와 입맛을 돋우는 한입 요리인 아뮤즈 부쉬(1만2000원)도 별도 제공된다.

현대백화점은 세심한 서비스로 미식 경험의 품격을 높였다. 박성민 소믈리에가 저울로 30㎖를 정밀 계량해 제공하며, 와인의 맛, 향, 여운을 담은 테이스팅 노트를 함께 전달한다. 노트 뒷면은 고객이 직접 감상을 기록할 수 있는 ‘마이 노트’ 공간으로, 와인 애호가들의 취향을 반영했다. 와인은 장비를 사용해 코르크 제거 없이 신선도를 유지하며 추출된다고 한다. 이 장비는 초미세 바늘로 아르곤 가스를 주입해 와인을 진공 상태로 추출하는 방식이다.

아뮤즈 부쉬는 박성호 셰프가 와인의 고유한 향을 해치지 않도록 한우, 성게, 광어, 치킨, 샤퀴테리 등을 조합해 개발한 한입 요리로, 식재료 간 조화와 균형을 세심히 맞췄다. 이는 와인의 입안 감촉을 극대화해 미각 경험을 풍부하게 한다고 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5대 샤토를 패키지로 구성한 테이스팅 메뉴는 고급 와인 수요가 꾸준해야 유지 가능한 고난도 서비스로, 백화점 업계에서 처음 시도됐다. 압구정본점을 찾는 초미식 고객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차별화된 식문화 콘텐츠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시도가 와인 문화 대중화보다는 프리미엄 시장 고도화와 희소성 강화를 목표로 한 전략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상준 기자 k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