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제 대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퍼레이드 참여 외국인들이 한복을 입고 환하게 웃으며 거리를 걷고 있다. 올해로 95회째를 맞는 춘향제는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진행된다. 남원시 제공
조선시대 사회계급을 넘은 순수한 사랑을 그려낸 소설 ‘춘향전’. 주인공 이몽룡과 춘향이 첫눈에 반한 5월, 소설의 주 무대인 전북 남원에서 이를 기념하기 위한 축제가 열린다.
20일 남원시에 따르면 30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광한루원, 요천 변 일원에서 올해로 95회를 맞는 ‘춘향제’가 열린다. ‘춘향의 소리, 세상을 열다’가 주제인 올해 춘향제는 소리의 고장이자 국악의 성지로 꼽히는 남원의 특색을 듬뿍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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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나라의 전통 음악에 현대적인 해석을 결합한 공연은 물론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악이 방문객과 만난다. 300명의 시민으로 꾸려진 ‘남원 시민합창단’의 개‧폐막식 주제공연과 국악단, 농악단 등 지역 예술단체들의 흥겨운 공연도 이어진다.
지난해 역대 최다 방문객 수(117만 명)를 기록하면서 춘향제의 새로운 지평을 연 남원시는 올해는 더욱 확장된 공간에서 시민과 방문객을 맞는다. 지난해까지는 광한루원과 요천 일대에서 주로 행사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야경 명소로 변신해 관람객의 대표 휴식 공간이 될 금암공원과 요천 둔치의 유휴지 3ha에 씨를 뿌려 정성스레 가꾼 유채꽃밭까지 무대를 확대했다.
먹거리 공간도 늘렸다. 기존 경외 상가, 사랑의 광장 앞 요천 둔치 일부에서 운영되던 공간을 확장해 더욱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서는 특색 있는 향토 음식과 퓨전 요리 등 춘향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판매한다.
지난해부터 참가 문호를 세계로 넓힌 춘향제 대표 프로그램 ‘글로벌 춘향 선발대회’의 경우 올해는 전야제 성격으로 축제 첫날인 30일 오후 메인 특설무대에서 연다. 춘향의 정신을 기리고, 국민의 안전을 기원하는 ‘춘향제향’은 둘째 날인 1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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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제는 1931년 일제강점기 남원의 유지들과 지역 국악인들의 참여 속에서 민족의식 고취와 춘향의 절개를 이어받고자 사당을 건립하고 제사를 지내면서 시작됐다. 1997년 문화체육부에서 선정한 전국 10대 축제에 포함돼 2000년대 초까지 한국 대표 축제로써 자존심을 지켰다. 2019년에는 정통성을 기반으로 대중성, 축제성까지 인정받아 ‘대한민국 내 고향 명품축제’로 선정되는 등 한국 전통 문화축제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대한민국 최고 전통축제라는 명성에 걸맞게 올해는 100회를 향한 담대한 걸음으로 ‘소리’를 주제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풍성하게 마련했다”라며 “많은 분이 찾아와 춘향의 가치와 정신이 담긴 다양한 징표를 남원에서 발견해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