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사옥 축소-외곽이전 늘어 강남 중형빌딩은 공실률 4.44%
2월 서울 오피스 공실률이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이 임대료를 줄이기 위해 사옥을 축소하거나 서울 외곽 지역으로 옮긴 영향으로 풀이된다.
공실률은 주요 오피스 권역에서 모두 올랐다. 강남권이 3.40%로 전월(2.96%)보다 0.44%포인트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전년 동기(1.72%) 대비 2배 수준으로 뛴 것. 이어 종로·중구 등이 있는 도심권 3.04%, 여의도권 2.41% 순으로 공실률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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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실률 수준은 부동산 업계에서 고려하는 자연 공실률(5%)와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상장사 5곳 중 1곳이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하는 ‘한계 기업’으로 치달은 상황이다.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 기업 CBRE 분석에 따르면 2031년까지 기존 물량의 45%에 해당하는 약 471만 ㎡ 규모 오피스가 공급되는 점도 공실률 증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실적 악화로 고전하는 기업들이 사옥 위치를 옮기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2월 SSG닷컴은 서울 강남구 센터필드 사옥을 영등포구 KB영등포타워로 이전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8월 서울 중구 시그니처타워에서 강동구 이스트센트럴타워로 새 둥지를 틀었다. DL이앤씨는 올해 하반기(7∼12월) 중 서울 서대문구 디타워에서 강서구 마곡 원그로브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