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마음 돌린 ‘온건파’ 재무장관 주목 면담서 “사람들이 中 때리면 좋아한다” 대중관세 올리고 다른 나라와 협상 제안 치솟는 美 국채금리 위험성도 강조 ‘월가의 천재’ 알려져…영향력 커질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상호관세 발효를 90일 유예한다고 밝힌 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백악관 경내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5.04.10 워싱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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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63)이 중국을 제외한 나라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깜짝 발표’를 이끈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관세 정책 집행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협상파’로 분류되는 베선트 장관은 그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 등 ‘강경파’에 밀려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을 부쩍 늘리며 관세 정책으로 인한 부작용을 지적했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관세 융단폭격’ 대신 중국에 대한 관세 공격에 집중하자는 전략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베선트 장관의 의견을 수용했다는 평가가 많다. 미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9일(현지 시간) 통상 전쟁의 운전석(driver’s seat)에 이제 베선트 장관이 앉아있다고 전했다.
● ‘깜짝 발표’ 결정타는 베선트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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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오전 7시 중국이 대미 관세를 84%로 50%포인트 인상하겠다는 보복 조치를 발표하자 베선트 장관은 “중국을 출구전략(off-ramp)으로 사용하자”고 더욱 강하게 주장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사람들이 중국을 때리면 좋아한다”며 “중국 공격의 강도를 끌어올리고, 다른 나라들과는 협상에 나서자”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18분 트루스소셜을 통해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전격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베선트 장관과 러트닉 장관만 백악관 집무실 오벌 오피스로 긴급 호출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은 발표 사실을 뒤늦게 접했다.
● “월가의 천재”… 사임설 극복
베선트 장관은 월가의 헤지펀드 ‘키스퀘어그룹’ 창업자 출신이다. 1962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태어나 예일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민주당 후원자인 조지 소로스가 운영하는 소로스펀드 매니지먼트에서 활동했다. 이곳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를 거친 뒤 2015년 헤지펀드 키스퀘어그룹을 창업했다. 베센트는 2017년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후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월가의 천재”라고 부르며 총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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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태 수습 과정에서 베선트 장관을 중용하면서 참모들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AP통신와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중국과의 통상 전쟁중 나바로 고문과 스티븐 므누신 당시 재무장관이 관세 정책을 놓고 대립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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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