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내년부터 노쇠 예방 사업 남해군, 65세 이상 주민 건강 돌봄… 신체기능 호전, 만성질환 관리 성과 정부, 맞춤형 건강 프로그램 구상 지역-환경-상태 따라 달리 설계… 의료비-돌봄 비용 절감 효과 기대
지난해 강원 평창군에서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운동 강좌 모습. 일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시도되던 노인 건강 관리가 내년부터 중앙정부 주도로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창군 제공
광고 로드중
경남 남해군에서는 2020∼2023년 65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통합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강사를 초빙해 운동 교실을 열고 근골격계 질환 예방에 효과적인 체조 영상을 제작해 배포했다. 지역 의원과 협력 체계를 만들어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에 집중했다. 단백질 음료도 지원했다.
그 결과 주민 건강 상태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노인의 걷는 속도가 빨라지고 악력이 증가하는 등 신체기능 전반이 좋아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만성 질환이 정상적으로 관리되는 비율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시도되던 노인 건강 관리가 정부 주도로 본격화되고 있다. 질병청은 ‘노쇠 예방 통합관리 사업 모델’을 개발 중이다. 기존 노인 건강 관련 정책이 주로 질병을 관리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신체 기능을 적절히 유지하면서 삶의 질 전반을 높이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광고 로드중
● 지역 특성 반영한 ‘맞춤형 노쇠 예방’ 프로그램
질병청은 올해 노쇠 예방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있다. 운동 프로그램, 단백질 등 필수 영양소 섭취, 구강 건강 관리 등에 대한 지원 등이다. 노인의 주요 부상 원인 중 하나인 낙상 예방도 핵심 과제다. 노인 낙상은 건강에 치명적이다. 장기 입원으로 이어지고 체력 손실, 사망 위험 증가로 이어지는 위험한 사고다.
질병청은 내년부터 노쇠 전, 노쇠, 건강한 상태 등 노인 건강 수준에 따라 맞춤형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별 환경이나 노인의 거주 형태 등도 고려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농어촌, 도시 지역, 집에 사는 노인과 시설에 머무는 노인에게는 각기 다른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은 지자체별 노쇠 현황을 정기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체계도 마련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국가 건강조사 체계에 노인의 신체기능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 일본 정부도 ‘노쇠 예방’ 지원
광고 로드중
한국보다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노쇠 예방 사업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일본은 후생노동성 주도로 2015년부터 노쇠 예방 개념을 적용한 ‘프레일(frail) 예방 사업’을 시행 중이다. 노인이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고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운동, 영양, 사회적 교류를 지원한다.
노화(Aging)와 노쇠(Frailty)노화는 젊을 때보다 신체 능력이 점차 떨어지는 것으로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변화. 노쇠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신체·생리·인지적 기능이 저하된 상태.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