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여수] 30개국 참여 ‘여수세계섬박람회’ 내년 9월 5일부터 두달간 개최 행사 열리는 돌산읍 진모지구… 돌산대교-거북선대교로 연결 무슬목-향일암 등 명소 많고, 해양체험-섬 투어도 진행 예정
2026여수세계섬박람회가 열리는 전남 여수시 돌산읍 우두리 남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진모지구 건너편에는 경도라는 섬이 있다. 진모지구는 옛날 10여 가구가 살았던 진모마을 터에 조성됐다. 여수시 제공
여수 섬 가운데 주민이 가장 많은 곳은 돌산읍으로 1만2100명이 살고, 가장 적은 곳은 돌산읍 금죽도로 2명이 살고 있다. 돌산읍 항대마을 주민 김모 씨(70)는 “섬마을 정서가 사라진 것 같은 아쉬움은 있지만 돌산이 다리로 연결돼 육지가 되면서 생활의 편리함은 커졌다”고 말했다.
육지와 떨어진 섬들은 저마다의 독특한 생태계,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각 섬마다 전해지는 설화도 다채롭다. 여수 섬 23곳에서만 마녀목, 사슴목장, 이순신 장군과 대나무 등 전설 45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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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박람회는 세계의 섬 문화를 접하고 국제 협력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며 인프라 확충해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됐다. 정기명 여수시장은 “섬박람회는 여수를 세계적 섬·해양관광 중심지로 도약시키고 섬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 소득 창출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힐링, 즐거움 가득한 돌산도
전남 여수시 돌산읍 무슬목 해수욕장은 도심에서 가까운데다 몽돌과 아름드리 해송 숲이 있어 시민들이 자주 찾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돌산에는 한적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해수욕장이 있다. 무슬목 해수욕장은 섬과 섬 사이에 형성된 길이 500m, 폭 200m가량의 모래사장이다. 주변에는 몽돌과 아름드리 해송 숲이 있다. 무슬목은 물길이 모래에 쌓여 좁은 목을 이루는 지형을 일컫는다. ‘물이 빠지면 무릎까지도 차지 않는다’고 무릎 슬(膝)자를 써 무슬(無膝)이라고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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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 동쪽 해안에는 작은 항아리처럼 오목하게 들어가 아늑한 느낌을 주는 방죽포 해수욕장이 있다. 해변 길이는 300m, 백사장 폭은 70m 정도다. 수령이 200여 년 된 해송이 숲을 이뤄 고운 백사장을 감싸고 있다. 수심이 얕고 파도가 세지 않아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즐기기에 제격이다.
전남 여수시 돌산읍 끝자락에 위치한 향일암에선 매혹적인 일출은 물론 일몰도 볼 수 있다. 여수시 제공
향일암은 금오산 기암괴석 사이에 위치해 있다. 산의 형상이 마치 거북이가 경전을 등에 지고 용궁으로 들어가는 모습과 같다고 해서 ‘쇠 금(金) 큰바다거북 오(鰲)’ 자를 써서 금오산이라고 불린다.
또 다른 사찰인 천왕산 은적사는 계곡을 흐르는 물이 밤이면 큰 물소리로 들릴 정도로 조용하다. 절 뒤편에 있는 바위가 병풍을 두른 것 같으며 주변에 소나무가 많아 여름에는 시원하다. 후박나무, 동백나무 등 난대림 숲속에 있는 작은 암자로 소나무 숲, 병풍바위, 맑고 시원한 계곡이 어우러져 있다. 돌산에는 지장대사, 영월사라는 절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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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예술랜드에는 해발 150m 상공에서 아름다운 여수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대관람차가 있다. 돌산공원에는 여수 옛 항구와 돌산을 오가는 해상케이블카가 있다. 봉화산 자연휴양림이나 연안 어류를 관찰할 수 있는 대형 수족관 등을 갖춘 해양수산과학관은 가족 단위 여행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다. 김성문 돌산읍 주민자치회장은 “섬박람회는 돌산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섬박람회 성공 개최를 위해 정부와 전남도, 여수시가 함께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돌산에서 다양한 해양체험
돌산은 해풍이 사면에서 불어오고 겨울에도 따뜻한 섬 기후의 특징을 고루 갖춘 곳이다. 여수 옛 도심과 맞닿은 쪽이 돌산읍 우두리(牛頭里)다. 원래 쇠머리라고 부르던 이름의 한자 표기가 우두리다.
우두리 남서쪽 끝자락 진모지구 터에는 옛날에 10여 가구가 살던 진모마을이 있었다. 진모지구(18만4302㎡)는 섬박람회 주 행사장이다. 1일 찾은 진모지구는 부지 조성 작업을 마무리한 모습이었다. 섬박람회 전시 시설은 7월 착공해 1년 뒤 완공된다.
진모지구 주 행사장은 바다 정원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주 행사장에는 섬박람회를 상징하는 랜드마크인 인공 섬 모양의 전망대가 설치된다. 특색 있는 조형물을 감상할 수 있는 예술로드도 꾸며진다.
관람객이 산토리니섬, 이스터섬 등 세계의 섬과 한국의 섬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테마존도 조성된다. 이 밖에 여수 섬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알리고 보전하기 위해 섬 설화를 주제로 다양한 공연도 진행된다.
섬박람회에서는 다양한 해양 체험도 즐길 수 있다. 바다를 접한 진모지구에서는 수면 비행 선박으로 속칭 ‘하늘을 나는 배’로 알려진 위그선이 운영될 전망이다. 위그선은 섬박람회 기간 동안 하루에 2∼3회 금오도, 개도 등을 오가며 여수 섬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섬박람회 기간 동안 ‘바다 위 섬’으로 불리는 크루즈도 운항한다. 관람객들에게 여수 섬의 아름다움을 선보이고 남해안 연안 크루즈 성공 가능성을 제시할 계획이다. 미래 이동 수단으로 제시되고 있는 도심항공교통(UAM)의 무인 비행을 통해 시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수 지역 섬 12개를 꽃, 신비, 힐링, 역사 등 주제별로 정해 방문하는 여수 탄생 섬 테마 투어도 진행된다. 김종기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섬박람회 개막에 맞춰 여수엑스포컨벤션에서는 태평양 도서국 회원 국가들이 협약을 체결하는 세계 섬 도시대회가 개최될 것”이라며 “섬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세계인의 공감대를 만들어 섬박람회를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