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산불이 발생한 지난달 말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도 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이 확산하기 쉬운 기상 조건이 형성됐던 것이다.
기상청은 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3월 기후 특성’을 발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중국 내륙의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가 강한 서풍을 타고 유입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달 하순 전국 평균 기온은 10.9도로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높았다. 상대습도도 평년보다 낮은 날이 이어졌다. 지난달 하순 상대습도는 평년(59%)보다 6%P 낮은 53%로 1973년 이래 7번째로 낮았다.
특히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지난달 21~26일 전국 평균 기온은 14.2도로 역대 같은 기간 평균 기온 중 가장 높았다.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상대습도는 평년 대비 15%P 이상 낮았다. 평년보다 더 ‘고온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산불이 번지기 쉬운 기상 조건이 된 것이다. 게다가 이 기간에 전국적으로 비도 거의 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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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언 기상청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이상기후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경험하지 못한 날씨를 직면하고 있는 만큼 단기간에 급격히 발생하는 이상기후 현상을 면밀히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