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새벽 경북 의성군 안평면 창길리 야산의 산불이 산등성이를 따라 마을을 향해 번지고 있다. 22일 오후 11시 25분경 의성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청송과 영양, 영덕 등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의성=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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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부터 이어진 전국 산불이 27일을 기점으로 피해 면적과 사망자 모두 ‘역대 최악의 산불’이 됐다. 경남을 시작으로 경북, 울산, 충북, 전북 등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이번 산불 영향 구역은 하루 만에 두 배 이상인 3만8665ha로 불어나 2000년 동해안 산불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총 28명으로 1989년(26명 사망) 산불 수치를 추월했다. 정부는 경북 안동, 청송, 영양, 영덕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했다.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경북 의성, 경남 산청 등 전국 5개 시도의 중대형 산불 영향 구역은 3만8665ha로 서울 전체 면적(6만6000ha)의 약 64%에 달한다. 전날보다 2만913ha가 급증한 가운데 이날 오후 6시 기준 진화율은 안동 62%, 의성 62%, 영덕 55%, 영양 60% 등에 머물렀다. 산불이 빠르게 번지는데 진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산불 영향 구역이 갈수록 커지면서 피해 예상 면적도 이전 최대였던 2000년 동해안 산불의 2만3794ha를 넘어설 것이라고 산림당국은 밝혔다.
산불 사망자는 2명이 추가돼 28명으로 늘었다. 이날 오전 11시 50분경 영덕에서 산불감시원 신모 씨(68)가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신 씨는 이틀 전 다른 산불진화대원들과 현장 지원을 마치고 영덕문화센터 산불 대기실에서 해산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청송에서 실종된 80대 여성도 이날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에 실종자 및 신원미상 시신 신고가 추가로 들어오는 상황이라 사망자 규모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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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비가 온다고 예고한 이날 의성에는 한때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지만 30분 만에 그쳤다. 한편 27일 행정안전부는 울산·경북·경남 산불 피해 주민을 위해 취득세·자동차세 면제, 지방세 납부기한 연장, 지방공공요금 감면 등 세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동=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무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