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오랜 정취 섬세하게 그려내” 내달 18일 강진아트홀서 시상식
수상작은 조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으로 “오랜 시간 지켜본 것에서 배어나는 삶의 정취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를 들면 표제작에서 시인은 숲을 지나며 서로 다른 명도와 채도를 띤 무수한 초록을 찾아낸다.
‘빛이 나뭇잎에 닿을 때 나뭇잎의 뒷면은 밝아지는 걸까 앞면이 밝아지는 만큼 더 어두워지는 걸까//깊은 어둠으로 가기까지의 그 수많은 초록의 계단들에 나는 늘 매혹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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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들은 심사평에서 “이번 시집의 여러 갈래 의미 중에서도 ‘색’에 대한 천착은 이채롭다”며 “자꾸 어두워지려는 마음에 부지런히 색을 공급해보려는 심사 같다”고 밝혔다. ‘분홍의 경첩’부터 ‘초록의 어두운 부분’ ‘노란색에 대한 실감’ ‘검은 맛’ ‘붉은 대나무’ 등으로 이어지는 ‘색채담’이 김영랑 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여백을 연상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어 “본심에 올라온 시 가운데 영랑 김윤식 시인의 ‘조선적인 정서’ 맥에 가장 가깝다는 데 전원이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춘분(20일)을 하루 앞두고 제22회 영랑시문학상 수상 소식을 접한 조용미 시인은 “올봄의 연두와 초록은 더디게 오는 것 같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봄은 오고 만다”며 “몸이 불편해도, 생활이 불편해도, 우리의 민주 헌정이 겪는 혼돈과 상처에도 모란이 피는 새봄은 오고야 만다”고 했다. 조용미 시인 제공
“시를 쓰는 참뜻은 오로지 시에만 있지 않고, 세상을 잊고자 함도 아니고, 세상 속으로 한 발 더 들어가는 일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에 더욱 투철해지기 위해 시를 쓰는 것이고, 보는 것과 듣는 것이 조화로워서 아름다워질 때까지, 혹은 불화가 이어지더라도 끊임없이 이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해보고 싶어요.”
조 시인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90년 한길문학에서 ‘청어는 가시가 많아’로 등단하며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제16회 김달진문학상, 김준성문학상 시 부문(2012년), 제20회 고산문학대상 시 부문 등을 수상했다. 시집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당신의 아름다움’ ‘기억의 행성’ ‘나의 다른 이름들’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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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