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국민추천포상 20명 발표 1·4 후퇴 때 가족 잃고 홀로 월남 실 공장 운영… 고려대의료원에 기부 “의미 있는 일” 자택도 기부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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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 공장을 운영하며 평생 모은 재산 10억여 원을 고려대 의학발전기금으로 기부한 한종섭 할머니(89·사진)가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14일 행정안전부는 한 할머니를 포함해 총 20명의 국민추천포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평양 출신인 한 할머니는 1951년 1·4 후퇴 때 가족을 잃고 18세에 홀로 월남했다. 피란 전에 익힌 방직 기술을 살려 대구에서 일자리를 얻었고 남편도 만났다. 두 사람은 1957년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실 공장을 차려 6남매를 키웠다.
한 할머니는 이후 안암동에 살면서 고려대의료원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2021년 자신이 살던 안암동 건물을 처분하고 그 돈으로 첫 기부를 했다. 당시 고려대의료원에 “의학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총 10억65만 원의 기금을 전달한 그는 현재 살고 있는 성북구 자택도 사후 의료원에 기부하기로 했다. 당시 한 할머니는 “죽을 때 돈을 가져갈 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기부로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게 훨씬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훈장에 대해선 “분에 넘치는 상을 받아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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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마을 전남 해남에서 58년간 4만여 명의 소외계층에게 무료 이발 봉사를 한 이발사 김광주 씨(82) 등 5명은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김 씨는 현재 거동이 불편하지만 자신이 사는 아파트 한쪽에 의자와 전신 거울을 설치해 놓고 수시로 이발 봉사를 펼치고 있다.
2011년 시작된 국민추천포상은 올해 14기째다. 이번 수상자는 국민이 추천한 543건을 대상으로 서류 및 현지 조사와 위원회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