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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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이 없는 게 아니라 유연성(flexibility)이 있는 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오락가락한 관세 정책에 관한 질문을 받자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으며 이렇게 답했다. 다음 달 2일부터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연함’을 주장했지만 그의 들쭉날쭉한 관세 정책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5일 멕시코와 캐나다에 각각 25%씩 관세를 부과한 지 하루 만에 자동차 및 관련 부품에 대한 관세를 1개월간 면제했다. 하루 뒤엔 추가로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적용 품목까지 면제 범위를 확대했다. 또 11일에는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수입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올리겠다고 밝혔다가 약 6시간 만에 철회했다. 이로 인해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만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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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부턴 다를 것”이라며 “매우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상호 관세 부과 시점으로 이미 예고한 다음 달 2일을 다시 한 번 전방위 ‘관세 폭격’에 나서는 ‘디데이’로 꼽으며 그 이후엔 관세 유예나 면제를 해주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보복 관세에 대응하겠느냐란 질문엔 “당연히 대응할 것”이라며 “‘돈의 전투(financial battle)’에서 승리하겠다”고 자신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같은 날 “앞선 미 행정부가 철강 알루미늄 등의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U와 협력을 시도했지만 EU가 거부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EU산 철강 알루미늄 등에 관세를 부과한 책임이 EU에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