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구속취소 청구 인용으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지난 1월 26일 구속기소 된 지 41일 만, 1월 15일 체포된 후 52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2025.3.8. 뉴스1
●野 “헌재 더 이상 선고 미루면 안 돼”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2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도보행진 출정식을 열고 “헌재는 신속히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정의를 미루는 건 불의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이날 도보행진은 사전에 집회 신고를 하지 못한 탓에 구호를 외치지 않고 인도로만 이동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행진 도중 시민들도 합류하면서 총인원이 1000명을 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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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며 광화문을 향해 도보행진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석 최고위원, 박 원내대표, 전현희 최고위원, 정동영 의원. 2025.03.12. 서울=뉴시스
당내 일각에선 과도한 무력시위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헌재까지 매일 수백 명이 도보행진을 하고, 빨리 선고하라고 촉구하는 게 사실상 압박처럼 보이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에 대해 황정아 대변인은 “헌재를 압박한다기 보다는 (윤 대통령) 즉시 파면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자는 차원”이라며 “혼란 상황을 그대로 두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광화문 천막 농성장을 찾아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박용진 전 의원 등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과 시국간담회를 열었다. 이 대표는 12·3 비상계엄을 “한국판 킬링필드”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을 보면 5000명을 연펑도 가는 바다 위에서 배를 폭파해 죽이고, 다른 방법은 뭘까 고민하는 장면이 나온다”며 “지금 많은 분들이 불안해하고 심지어 (윤 대통령이) 다시 귀환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공포감도 느낀다”고 했다.
● 與 의원 절반 이상 탄핵 각하 릴레이 시위
나경원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민원실을 찾아 탄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03.12. 공동취재
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탄핵소추단 측이 내란죄를 윤 대통령 탄핵 사유에서 철회한 것에 대해 “내란죄는 탄핵소추안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주요한 논거로 제시된 만큼 이를 삭제한 소추안은 중대한 사정 변경”이라며 탄핵 각하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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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는 릴레이 시위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원들의 자발적 시위에 대해선 우리가 방해하지 않고 저지하지 않고 알아서 잘 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민주당 같이 매일 의총 열고 농성에 행진, 단식, 삭발까지 그런 것이 진짜 헌재를 압박하기 위한 행위”라며 “5명씩 릴레이 시위는 정치적 의사 표시를 위한 수단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