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생리대’라고 팔면서 커버만 순면인 경우가 대부분
편집자 주: 3주에 한 번씩 시장을 놀라게 한 국산 브랜드와 이를 일군 사람을 만나보는 팟캐스트 코너 ‘브랜드의 진수’입니다.
2월 12일 서울 동작구에 있는 이너시아 사무실에서 김효이 대표를 만났다. [이상윤]
광고 로드중
주변의 만류에도 생리대 시장에 뛰어든 브랜드가 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여성 과학자 세 명이 1000만원으로 창업해 2021년에 설립한 여성 헬스케어 브랜드 ‘이너시아’입니다. 이너시아는 설립 3년 만에 연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이너시아 지하철 옥외 광고에 고객들이 직접 손 글씨로 남긴 후기. 생리 기간의 고민을 해결해 줘서 고맙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너시아]
기존의 생리대 연구는 주로 식염수나 물을 가지고 이뤄지다 보니 정확한 흡수력을 측정하기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너시아의 연구진은 생리대를 개발할 때 도축장에서 버리는 짐승의 피를 예약해 두고 받아와서 실험했습니다.
개발과 연구를 할 때 위탁 시험기관에 장비를 빌려야 해서 한번 실험하는 데 500만원씩 들었는데요. 당시 모두 대학원생이어서 초기 투자를 받기 전까지는 십시일반 모아서 실험했습니다.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 지금의 이너시아 생리대입니다.
광고 로드중
김 대표는 “생리대 포장 상자 뒷면을 보면 순면 부직포, 흡수체(라보셀) 등 성분이 어렵지 않게 적혀 있다”라면서 자사의 제품이 아니더라도 구매 전에 성분을 꼭 확인해 보기를 권했습니다. 이너시아의 생리대는 커버, 날개, 흡수체 모두 유기농 순면을 사용합니다.
이너시아가 생리대 흡수체로 쓴 라보셀은 병원 수술실에서 사용하는 지혈 소재에서 착안한 것으로, 라보셀의 원료인 셀룰로스는 반창고 등 혈액 흡수가 필요한 분야에서 사용하는 고가의 바이오 소재입니다.
기존에 ‘순면’ 생리대만 써왔던 기자가 실제로 사용을 해봤는데요. 맨눈으로는 타사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착용감이 매우 부드러웠고, 얇고 말랑말랑해서 어떻게 착용해도 불편함이 적었습니다.
이너시아 생리대 대형 패드를 실제 펼쳤을 때의 모습. [이너시아]
광고 로드중
구성·진행 이진수 기자 / 촬영 이상윤 홍태식 / 편집 김선영
이진수 기자 h2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