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 가수 휘성 비보에 추모 물결 1집 ‘라이크 어 무비’로 가요계 주목 ‘안 되나요’ ‘위드 미’ 등 잇달아 히트 작사-작곡가로도 큰 영향 끼쳐
2017년 휘성이 ‘인섬니아(Insomnia)’를 부르던 모습. 네이버 온스테이지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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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나요’ ‘위드 미(With me)’ 등으로 2000년대 리듬앤드블루스(R&B) 장르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던 가수 휘성(본명 최휘성)이 10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20대 초반부터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솔풀한 감성으로 ‘실력파 보컬’의 진면모를 선보였던 그의 목소리는 이젠 유작으로 남게 됐다.
1982년생인 휘성은 연예계에서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가수로도 꼽힌다. 아버지가 택시기사였던 그는 서울 중랑구 면목동 단칸방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집안에 우환이 이어지면서 형편이 어려워 대학 등록금도 마련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휘성은 음악에 대한 꿈을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다. 중학생 때부터 댄스팀 ‘ING’에서 백댄서로 활동했고, 1999년 4인조 아이돌 그룹 ‘A4’로 데뷔했다가 이듬해 해체했다. PC통신 서비스 나우누리의 유명한 흑인 음악 동호회 ‘SNP(Show N Prove)’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당시 데프콘과 버벌진트 등도 SNP 멤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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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스무 살이던 2002년 발표한 솔로 1집 ‘라이크 어 무비(Like a movie)’부터 휘성은 남달랐다. 연인과의 애달픈 이별을 노래한 타이틀곡 ‘안 되나요’는 R&B 발라드의 정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해 한일 월드컵 열풍 속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고, 훌륭한 보컬 실력에 ‘서태지가 극찬한 가수’로도 주목받았다.
2003년 발매한 2집 ‘이츠 리얼(It‘s real)’의 타이틀곡인 ‘위드 미’는 세련된 감성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더욱 돋보이는 노래였다. 당시 앨범 판매량 40만 장을 넘기고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6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004년 발표한 3집 ‘포 더 모멘트(For the Moment)’는 보컬리스트로서 휘성의 전성기를 보여준 앨범. 타이틀곡 ‘불치병’은 기존 음색을 한층 탄탄하게 유지하면서도 뛰어난 기교가 밴 고음까지 들려줬다. 이후로도 ‘인섬니아(Insomnia)’ ‘결혼까지 생각했어’ 등 내놓는 노래마다 화제를 모았다.
작사가와 작곡가로도 성과가 적지 않다. 윤하의 ‘비밀번호 486’과 티아라의 ‘너 때문에 미쳐’, 오렌지캬라멜의 ‘마법소녀’ 등 개성 있으면서도 대중적인 곡들의 노랫말을 만들었다. 린의 ‘이별살이’와 에일리의 ‘노래가 늘었어’ 등은 휘성이 작곡한 곡이다. 보컬 트레이너로도 명성이 높았다. 빅뱅과 비스트 장현승, 소녀시대 써니 등이 휘성에게 배운 ‘제자’들이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휘성은 이전까지 ‘외국 감성’으로 여겨졌던 R&B 문법을 국내 가수도 소화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가수다. 한국 R&B의 대중화에 큰 공을 세웠다”며 “후학들을 꾸준히 양성하려 노력했다는 측면에서 ‘가요계의 좋은 귀감’으로 인정받을 만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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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