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아파트단지 모습. 2025.3.6/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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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거래된 서울 아파트 절반 이상이 직전 거래보다 비싸게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잠잠하던 서울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는 신호다. 지난해 대출 규제로 관망세로 돌아섰던 수요가 올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 규제 완화를 계기로 되살아난 것이다. 이런 흐름이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는 7월까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서초구 거래 10건 중 7건이 상승거래
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1, 2월에 거래된 서울 아파트 1114채였다. 이 가운데 609채(54.7%)는 2개월 전인 지난해 11, 12월 당시 거래된 같은 단지, 같은 평형 매물보다 비싸게 팔린 ‘상승 거래’였다. 이는 지난해 11, 12월 기준 상승 거래 비중(49.6%)보다 5.1%포인트 높은 수치다. 상승 거래 비중이 오르는 건 이전보다 비싼 가격에도 집을 사려는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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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허제 해제 후 다른 지역도 올라”
지난해 9월 이후 침체됐던 서울 아파트 시장 상황이 달라진 건 대출 규제가 풀린 영향이 크다. 주택담보대출 받기가 한결 수월해지고 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도 줄면서 매수 시기를 저울질하던 ‘똘똘한 한 채’ 대기 수요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트리거’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13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린 ‘잠삼대청(잠실 삼성 대치 청담)’ 일대뿐만 아니라 마용성 등 해제와 무관한 지역 집값까지 들썩이고 있다. 실제 성동구 금호동 서울숲푸르지오2차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15일 17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15억1500만 원)보다 15.5% 오른 것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지역의 매물이 줄고 호가도 많이 뛰자 매수자들이 대체 지역을 물색하면서 다른 지역 집값이 오르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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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거 급등기보단 강남권 집값 상승세가 주변 지역으로 퍼지는 속도는 느려졌지만, 거래량이 늘고 있어 상승세는 어느 정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