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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앞
맑은 새암을 들여다본다
저 깊은 땅 밑에
사로잡힌 넋 있어
언제나 먼 하늘만
내려다보고 계심 같아
별이 총총한
맑은 새암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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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히 누운 넋 있어
이 밤 그 눈 반짝이고
그의 겉몸 부르심 같아
마당 앞
맑은 새암은 내 영혼의 얼굴
―김영랑(1903∼1950)
나는 ‘영랑’이라는 시인의 이름을 좋아한다. ‘명랑’도 아니고 ‘영롱’도 아닌 이름이 아름다워서 그의 부모는 아들이 시인이 될 줄 알았나 싶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김윤식이라는 본명이 따로 있었다. 다시 말해 윤식으로 태어난 한 인간이 스스로 이름을 찾았고 그 이름으로 남은 셈이다. 윤식과 영랑, 그 사이의 간극은 참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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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은 샘을 열심히 들여다보았는데 나는 오늘 무엇을 보았나. 고백하건대 휴대전화를 들여다보았다. 거기에는 나의 영혼이 없다. 어딘가의 샘에 갇혀 있을 내 영혼에게 미안해진다.
나민애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