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보복 심리가 강하고 2020년 대선 패배, 이후 4건의 형사 기소 등으로 ‘고난의 시간’을 겪은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가 어떤 식으로든 표출될 것이란 분석이었다. 전직 법무부 관리는 NYT에 “자신을 화나게 하는 사람들에 대한 트럼프의 보복 욕구는 진짜”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욕구’와 ‘뒤끝’은 최근 해외 정상과의 관계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는 집권 1기 반목했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을 상대로 ‘힘의 우위’를 앞세우며 노골적인 인신공격까지 불사하고 있다. 워싱턴의 정부 소식통은 “‘찍히면 끝’이란 말이 실감 나는 하루하루”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이 집권 2기 들어 더 직설적이고 거칠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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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타깃’은 젤렌스키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독재자”, “그저 그런 코미디어”이라고 폄훼했다. 또 지난달 28일 워싱턴 백악관을 찾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면전에서 “당신 손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을 주도할) 카드가 없다”며 예정된 오찬까지 취소한 채 문전박대했다.
이런 공격의 배경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압박해 우크라이나의 희토류를 차지하고, 종전 협상을 신속히 진행하려는의도도 있다. 하지만 그를 ‘친(親)민주당 인사’로 여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원(舊怨)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2일 미 대선의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을 찾았다. 스크랜턴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동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5일 후에야 만났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측은 “대선 개입”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부터 트뤼도 총리와 캐나다를 각각 “미국의 주지사”,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칭하는 사실상 주권 침해에 해당되는 발언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고 있다.
트뤼도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부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을 두고 수차례 부딪혔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발표하자 트뤼도 총리는 보란 듯 포용적 이민 정책을 발표했다. 2019년 12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 초청 만찬에서 트뤼도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담을 나누는 듯한 영상도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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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에 관대한 트럼프…“스트롱맨 동경”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관계가 좋았거나 조 바이든 행정부 등 ‘공동의 적(適)’을 공유한 정상에겐 지극히 관대하게 대한다.
대표적 인물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반대파를 탄압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에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러시아와만 진행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 자신이 가깝다는 발언도 자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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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와 관대하고 가까운 것을 두고 ‘스트롱맨’과 권위주의 통치에 대한 본능적인 동경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