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발언 파장에 “다 지나간 일” 수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야5당 공동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3.1 뉴스1
이 대표는 5일 친야 성향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서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을) 표결했는데 ‘아 가결되겠다’ (생각했다.) 왜냐면 그전에 제가 들은 얘기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2023년 6월 당내 유력 인사와 만나 나눈 대화라면서 “그 분이 저한테 ‘(당신은) 사법처리될 거니까 당 대표를 그만두라고 했다. 그만두지 않으면 뭐 일이 생길 것 같으니까 본인을 위해서나 당을 위해서나 사퇴해라’고 했다”며 “나중에 보니까 영장 청구 시점하고 거의 맞아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명계에서) 사퇴하면 봐준다, (사퇴) 안 하면은 (구속)영장에 동의해서 구속시킨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구속되면 옥중에서라도 사퇴하지 말아야 겠다는 계획도 다 짰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당시 체포동의안 가결파를 향해 “제가 그들을 구체적으로 제거하지 않았지만, 책임을 물어야 그게 민주적 정당”이라며 “민주당을 사적 도구로 쓰고 상대 정당, 폭력적 집단과 암거래하는 이 집단이 살아남으면 당이 뭐가 되겠느냐”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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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 대표의 발언을 계기로 당내에선 다시 친명(친이재명)과 비명 간 계파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친명계인 정청래 의원은 “검찰부역자들과 통합하자고 말하기 전에, 그들에게 사과 반성부터 하라고,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이라고 말하는 게 진정한 통합행보 아닌가”라며 “이런 기본을 모르면 차라리 묵언수행하시라”고 했다.
반면 비명계로 꼽히는 김동연 경기지사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의원들이 검찰과 그렇게 (거래)할 것이라 상상도 못 한다”고 했다. 비명계 전직 의원 모임인 초일회도 입장문에서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동료에 대한 인격 모독이자 심대한 명예훼손”이라며 “당내 통합을 얘기하면서 분열주의적 발언을 한 데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앞에서 웃고 뒤에서 칼꽂는 격이다. 통합 행보는 쇼였냐”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 대표는 직접 수습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미 다 지난 일”이라며 “앞으로 우리가 해야 될 일은 당의 모든 역량을 다 모아서 혼란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친명계 관계자는 “이 대표가 최근 당내 통합 행보에 나섰던 것이 사실상 물거품이 될까봐 우려스럽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