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산림청이 주최한 산주대회가 45년 만에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전국에서 산주3700여 명이 모였고 23개 상담 부스가 마련됐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산주(山主)대회에서 만난 신동일 씨(73)는 산림특용 밀원자원 부스에서 상담을 막 끝내며 이렇게 말했다. 신 씨는 충남 천안시 북면에서 10년 전부터 호두나무 농사를 해왔는데, 나무 생장이 시원치 않아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신 씨는 “밀원수로 수종을 바꾸려고만 했지 막상 하려니 자신이 없었는데, 다양한 부스를 돌며 전문가 상담을 받으니 확신이 생긴다”고 했다.
● 전국서 산주 3700여 명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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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은 1차 2차 3차 산업을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입니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자연도 사람도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대회에 앞서 만난 경북 예천 은솔농장 이우람 대표(43)가 4일 말했다. 3대째 임업을 잇고 있는 이 대표는 2010년 2월부터 30ha(헥타르) 규모 농장을 꾸몄다. 임업을 해온 할아버지, 아버지를 보며 대학 전공도 산림 쪽을 택했고, 조경 분야에서 일을 하다가 2014년경 본격적으로 임업인이 됐다.
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산림청이 주최한 산주대회가 45년 만에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전국에서 산주3700여 명이 모였고 23개 상담 부스가 마련됐다. 사진은 산주들이 산림경영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 “산주의 산림경영 참여율 높여야”
하지만 이 대표처럼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사례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국내 부재산주(자신의 산에 거주하지 않는 산주)는 121만2714명으로 전체 산주(217만2356명)의 55.8%를 차지했다. 2005년 45.4%(219만9170명 중 99만8751명)보다 10.4%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산 필지 수 또한 2005년 384만 필지에서 2023년 492만 필지로 28.1%(108만 필지) 늘었다. 60대 이상의 고령 산주 비중 역시 2016년 51.2%에서 2023년 60.5%로 9.3% 포인트 상승했다. 산 필지는 파편화되고, 부재산주로 관심이 떨어지는 상황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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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에 참석한 임상섭 산림청장은 “임업 선진국의 사유림 산주 산림경영 참여율은 60%가 넘는데, 국내는 23% 수준이다”라며 “산림정책과 지원을 바탕으로한 목재, 임산물, 탄소배출권 거래, 산림바이오매스 활용 등이 산주의 소득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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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기자 liv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