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43일만에 상·하원 합동 연설 연방정부 구조조정 등 성과 강조… 관세정책-우크라전 구상 밝힐 듯 민주, 해직공무원 초대 실정 부각… 일부 의원들 불참 선언하며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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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동부 시간 4일 오후 9시(한국 시간 5일 오전 11시) 워싱턴 의회에서 집권 2기 첫 상·하원 의회 합동 연설에 나선다. 이날 연설 주제는 ‘아메리칸 드림의 부활(Renewal of the American Dream)’이라고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의회 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구조조정, 불법 이민자 단속 및 추방,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지 등 지난달 20일 재집권 후 단행한 주요 정책의 성과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 정책,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관한 구상도 밝힐 가능성이 높다.
야당 민주당은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안보통’ 얼리사 슬롯킨 상원의원(49)을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한 후 등장하는 ‘대응 연설자’로 발탁했다. 그는 동유럽 벨라루스 출신의 유대계 이민자 후손으로 CIA 재직 시절 이라크에 세 차례 파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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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지자 위한 ‘불꽃놀이’ 연설 준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43일 만인 4일 집권 2기의 첫 의회 연설에 나선다. 취임 39일 만에 첫 연설에 나섰던 집권 1기 때보다 4일 늦다.
미 대통령은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1년간의 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후 집권 2∼4년 차에는 매년 초 ‘연두 교서(state of union)’를 발표하며 국정 운영 방향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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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통합’과 ‘협치’를 강조하며 “통합으로 더 강력해진 미국의 힘을 전하기 위해 이 연단에 섰다”고 했다. 이후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가 가속화하고 트럼프 대통령 또한 극렬 지지층 중심의 정치 활동을 계속하면서 이번 연설에서는 이 같은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집권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3일 폭스뉴스에 “대통령이 ‘불꽃놀이’ 같은 연설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타임 또한 그가 “지지층이 환호할 스타일의 연설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 민주, 트럼프에 해고된 공무원으로 ‘맞불’
크리스 머피, 패티 머리, 론 와이든 등 민주당 소속 일부 상원의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로 이날 연설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저격수’로 불리는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또한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 당시 연설문 사본을 공개적으로 찢어 큰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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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에서 최종 부결됐지만 격분한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의회 연설 당시 소추안을 주도한 펠로시 전 의장과의 악수를 거부했다. 그러자 펠로시 전 의장 또한 연설문 찢기로 대응한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아르헨티나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FTA에 부정적이었지만 자신을 지지하며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주는 모습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