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협상 결렬 뒤 굳은 표정으로 백악관을 떠나고 있다. AP 뉴시스
특히 영국 BBC방송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 복싱 애호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우크라이나의 헤비급 복싱 챔피언 올렉산드로 우시크의 ‘챔피언 벨트’ 선물까지 준비했지만 “이 선물도 상황을 수습하진 못했다”고 평했다.
CNN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전부터 현재까지 최소 33번 미국의 지원에 영어로 감사를 표했다. 우크라이나어 인사까지 포함하면 33회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직전인 2022년 1월 ‘X’에 “전례 없는 (미국의) 외교·군사 지원에 감사한다”고 적었다. 같은 해 12월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도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 미 의회, 미국인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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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 우시크의 ‘챔피언 벨트’를 가지고 간 건 ‘복싱 애호가’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80년대부터 자신이 소유한 호텔에서 유명 복싱 경기를 주최할 만큼 복싱에 관심이 많았다. 우시크의 벨트는 정상회담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이 앉은 자리의 옆 테이블에 올려져 있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찬 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회담 초부터 설전이 이어지면서 모든 일정이 사실상 무산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도 참석하지 못한 채 백악관을 떠났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