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3·1절 106주년] ‘역사 교과서 모임’ 야마다 부대표 前現 역사교사들 모여 출판사 설립… 명문 중학교 등 30여곳 교과서 채택 사진자료 포함 3·1운동 실상 다뤄 “토지침탈 등 식민통치 자세히 서술… 韓日 우호위한 교과서 만들기 노력”
일본 마나비샤(学び舎) 출판사가 만든 중학 역사 교과서에서 3·1운동에 대한 서술 가운데 유관순 열사(1902∼1920)를 다룬 대목이다. 이 교과서는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 있는 유관순 열사의 부조와 수형기록표 사진, 3·1독립선언서 요약본 등을 시각 자료로 싣는 등 3·1운동이 충실하게 서술돼 있다. 서술 분량은 2개 면에 걸쳐 있어 일본에서 사용되는 중학 교과서 중 최대다. 다른 중학 역사 교과서 7종은 분량이 보통 해당 교과서의 절반 이하이고, 두어 문장으로 끝낸 책도 있다.
야마다 레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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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연구에 따르면 일본 교과서는 주로 3·1운동을 1차대전의 종전과 민족자결주의 확산의 영향이라는 외부적 요인으로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마나비샤 교과서는 동양척식회사의 토지 침탈, 일본식 교육 실시 등 식민 통치의 문제점도 자세하게 다룬다. 야마다 부대표는 “근대 일본과 조선의 관계사도 동학농민군의 주장과 싸움, 동양척식회사의 토지 몰수에 저항하는 농민들의 생각도 기술했다”며 “그런 큰 흐름 속에서 3·1독립운동도 쓰고 있다”고 했다.
교과서에 한반도에서 3·1운동 발생 장소를 지도로 표현한 그래픽과 함께 “3·1운동에는 약 110만 명이 참가했고, 4월 말까지 1200회 이상의 데모가 행해졌다”고 서술한 것도 같은 취지다. 야마다 부대표는 “이 운동이 생활에 뿌리내린 지역의 요구에 근거하고 있던 것을 기술했다”며 “당시 조선 백성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생각했는지를 학생들이 더 조사할 것을 기대하며 편집했다”고 했다.
해당 교과서는 일본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서술한 중학 역사 교과서 2개 중 하나이기도 하다. “1991년 한국의 김학순의 증언을 계기로 하여, 일본 정부는 전시하의 여성에 대한 폭력과 인권침해에 대하여 조사를 했다. 그리고 1993년에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하는 정부 견해를 발표했다”고 ‘고노 담화문’ 요지와 함께 서술하고 있다. 다만 2021년 일본 각의 결정에 따라 “강제 연행을 직접 보여주는 자료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일본 정부 입장도 함께 기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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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한국의 시민과 청년들 사이에는 문화를 통한 교류가 심화하고 있지만 역사 학습의 깊이는 충분하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돼 왔습니다. 한일의 친선과 우호를 위해서, 앞으로도 아이들이 넓은 시야로 배움을 깊게 할 수 있는 교과서 만들기에 노력하겠습니다.”(야마다 부대표)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