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섭 씨가 26일 메이지 유신(1868년) 이후 일본의 정치, 외교, 군사, 학예, 세상이야기를 적은 일본발흥비사에서 왜곡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향토사학자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 백강 조경한 선생의 외손인 심정섭 씨(82·광주광역시 북구)는 26일 광복 80주년 3·1절을 앞두고 일본발흥비사(日本勃興秘史)라는 역사서 내용을 공개했다. 이 역사서는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의 60여 년간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1935년 일본 일원사가 발행했고 1153쪽 분량이다. 저자는 일본 소설가인 삼각관(三角寬)이다.
책에 실린 축하 글은 제3, 5대 조선 총독과 일본 내각총리대신을 역임한 사이토 마코토 등 일제 각료들이 썼다. 축하 화보에는 메이지 천황이 일본 고베시에서 도쿄로 이동하는 사진 등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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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성보 전투는 1932년 9월 20일, 11월 17일 한국독립군이 중국국민당 계열 중국의용군과 공동으로 일제와 만주군을 상대로 싸운 것이다. 독립운동가 지청천 장군(1888~1957), 조경한 선생(1900~1993) 등이 참여한 한국독립군은 중국 하얼빈 서남방 도시인 쌍성보를 공격해 점령했으나 일본군의 대대적 공세에 철수했다.
백강 조경한 선생은 쌍성보 전투 승리를 담은 시와 기록을 백강시집, 백강회고록에 적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백강 조경한 선생은 쌍성보 전투 승리를 담은 시와 기록을 백강시집, 백강회고록에 적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장세윤 성균관대 동아시아 역사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쌍성보 전투는 한국독립군이 하얼빈 서남쪽 큰 도시인 쌍성을 점령해 사실상 큰 승리를 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며 “일제는 쌍성을 빼앗겼다가 탈환해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아전인수식 평가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역사서는 경술국치에 대해 1909년 12월 친일매국단체 일진회 회장 이용구가 회원 2000만 명의 대표로서 한일합방건의서를 통감부에 제출해 이뤄졌다고 왜곡했다. 이어 매국노 이완용은 당시 제한제국 수상으로 한일 강제병합에 협조했는데, 독립운동가 이재명에게 암살 당할뻔 했다가 모면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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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조선정책의 실패 사례로 1895년 10월 8일 대한제국 궁궐에 들어가서 명성황후를 시해한 것을 들었다. 그러면서 ‘경술국치를 (통해) 조선이 인자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손에 돌아왔다’고 왜곡했다.
심 씨는 “저자가 경술국치를 왜곡한 것을 보면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 실패한 정책으로 적은 것은 지성인의 양심보다는 악어의 눈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해당 역사서는 제국주의로 달려가는 60여년 궤적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