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가와 히데코와 박병진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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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의 말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994년 한국에 어학을 배우러 왔다가 아르바이트로 남편이 다녔던 IBM의 거래처인 새한그룹에서 일본어 강사를 하던 중 새한 과장님의 소개로 만났다. 1년쯤 사귀다가 일본으로 돌아갔는데 남편이 일본으로 와 청혼을 해서 1998년 결혼했다.”
―‘히데코의 일본요리’를 펴낸 이유는.
“독자들이 일본 식문화를 더 자세히 알고 집에서 쉽게 요리 할 수 있으면 한다. 그래서 특이한 일본요리보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음식들을 많이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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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요리 전문학교를 나오지는 않았지만 일본에서 태어나 이유식부터 엄마와 할머니의 일본요리 맛을 체험해 혀와 기억 속에서 일본요리의 맛을 확실하게 알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한국에 오래 살면서 여기서 구하는 재료로 그 맛을 재현한 게 히데코의 일본요리다.”
―식자재를 구하는 곳은 어디인가.
“서울 연희동 ‘사러가’, 노량진시장, 마장동 시장, 가락시장의 단골 판매자들로부터 구한다. 어부와 농부 등 생산자들로부터 직접 사기도 한다. 수업 때 쓰는 빵과 후식 재료도 전문가들로부터 산다. 모두 만들고 가르치기보다 저보다 잘하는 사람의 식자재를 사용해 더 맛있는 요리를 만들려고 한다.”
―이제 곧 3월인데 추천하고 싶은 레시피는.
“봄의 향기와 공기를 느끼게 되면 바다에서 나오는 것들이 맛있어진다. 조개 주꾸미 스미소무침을 추천한다.”
>> 남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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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장인 IBM에 다닐 때부터 와인과 위스키를 좋아했는데 무의미하게 사업목적으로만 술을 마시는데 회의가 들었다. 100세 시대 두 번째 인생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20년 전부터 위스키 공부를 했다. 매년 열흘 이상씩 전 세계 위스키 증류소도 다녔다. 위스키 칼럼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동아일보 최고위과정 광화문살롱에서 강의도 한다.”
―‘위스키, 스틸 영’에 나온 곳들은 아내와 함께 여행했나.
“대부분 같이 여행했지만, 스코틀랜드의 오지라서 두 번은 가고 싶지 않던 곳들은 혼자 가기도 했다.”
―위스키의 매력은.
“와인처럼 까다롭지 않게 구입하고, 보관하고, 마시는 술이다. 상하지 않으니 한 번에 다 마실 필요도 없다. 집에 따 둔100여 병 중 그날그날 어떤 위스키 조합으로 마실지 즐거운 고민을 하게 된다.”
―일본요리와 위스키의 궁합은.
“위스키는 요리 없이도 마실 수 있지만 그래도 일본요리는 비교적 위스키에 잘 어울리는 편이다. 일반적으로 피트향이 나는 위스키가 해산물에 어울린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플로럴한 스페이사이드 위스키가 어울린다. 피트가 없는 위스키가 오히려 사시미나 산뜻한 식초가 들어가는 해산물의 맛을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튀김 음식은 하이볼이나 온더락스에 매우 잘 어울린다.”
―아내와 시간을 많이 보내나.
“바쁜 가운데서도 대부분의 저녁 혹은 위스키 한잔의 시간은 아내와 가지는 편이다. 즐거운 인생을 함께 헤쳐나가는 동반자로서 서로 조언해주기도 한다. 물론 둘 다 조언을 잘 듣는 편은 아니다. 그저 서로 말하는 데 의의가 있는 편이고 자주 싸우기도 한다(웃음).”
조개 주꾸미 스미소 무침
주꾸미 4마리(100g), 풋콩 1컵, 두릅 또는 아스파라거스 6개, 방울토마토 8개, 소금 적당량
- 초피 스미소 양념: 초피 열매 1큰술, 미소 4큰술, 쌀 식초 3큰술, 머스코바도 설탕 2큰술,
다시마다시 1큰술
1. 모시조개는 씻어 해감용 소금물에 담가 은박지 덮어 30분 이상 둔다. 해감 후 다시 씻는다.
2. 냄비에 해감한 모시조개와 청주, 소금을 약간 넣고 입이 열릴 때까지 찐다. 다 익으면 식혀 조갯살만 분리한다.
3. 주꾸미는 내장과 입 등을 제거하고 끓는 물에 넣었다가 색이 하얗게 변하면 건져낸다. 바로 얼음물에 식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4. 끓는 물에 소금 1작은술을 넣고 풋콩을 2분간 데친 후 차가운 물에 담가둔다. 같은 냄비에 손질한 두릅을 넣어 1분간 데치고 건져내 그대로 식힌다.
5. 방울토마토는 꼭지를 떼고 세로로 반 자른다.
6. 초피 열매는 잘게 다져서 볼에 넣고 나머지 초피 스미소 재료와 섞는다.
7. 6의 초피 스미소에 조갯살, 주꾸미, 풋콩, 두릅, 방울토마토를 넣어 버무린 후 그릇에 담는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