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튀기 어렵지만 유급, 등록금 등 걱정”
최근 수험생이나 학부모 카페에서는 의대 신입생이 정말 수업을 안 들어도 되는지를 물으며 불안에 떠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지난해 단일대오로 휴학한 의대 선배들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장장 몇 시간씩 투쟁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학부모들도 의대생의 1년간의 투쟁을 알고 있기에 수업을 거부해야 한다고는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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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대학을 제외하고는 1학년 휴학이 불가능하므로 신입생이 개강 이후 일정 시점이 지나도록 수업을 거부하면 출석 일수 미달과 시험 성적이 없는 이유 등으로 F 학점을 받게 되고 유급이 불가피하다. 한 학년이 짜여진 과목을 같이 들어야 하는 의대 특성상 1학기 유급으로 끝나지 않고 1년을 통으로 다시 다녀야 한다.
이에 신입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OO대 휴학 방침 결정된 거 맞느냐”, “O년 장학금을 받는 조건으로 합격했는데 일정 학점 이상 받아야 한다. 1학년 유급되면 장학금이 다 날아가는데 어떡하냐” 등의 우려가 나온다.
특히 걱정하는 것은 비싼 등록금을 날리는 문제다. 휴학이 안되는 1학년이 수업을 안 들어도 대학에서는 등록금을 반환해 줄 의무가 없다. 국회 교육위원회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립대 의대 10곳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8곳은 지난해 예과 1학년이 납부한 등록금을 반환하거나 이월하지 않았다. 신입생들에게서 “등록금 문제 때문에 선배들도 과외를 엄청나게 했다던데 그런 손해를 나도 봐야 하느냐”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 배척해 놓고 이제와 한 배 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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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의견에 대해 선배 학번과 학부모들은 또 강하게 반발한다. 결국 이런 갈등 속에서 신입생 중 일부라도 수업에 참여하기 시작하면 25학번은 수업을 듣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온다. 일단 버티다가 대선이 치러지기 전 정부와 의료계가 타협하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25학번은 4월 말이나 5월에는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을 거란 의견도 있다.
한 신입생 학부모는 “선배들은 지난해 단일대오로 버틴 덕분에 휴학이 승인됐다고 강조하지만, 결국 1년의 투쟁으로도 아무 것도 해결 못하고 의대생들만 피해보지 않았느냐”며 “당장은 단체와 같이 행동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생각을 하는 학생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교육위원회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40개 의대에서 1학기 복학을 신청한 학생(10일 기준)은 1495명으로 휴학생(1만8343명)의 8.2%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