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동 1층 배관관리 공간서 불 시작 당시 작업자 “용접 불티 튄것 같다” 소방 “화재 감시자 배치 되었다면 불 커졌을때 작업자 대피 시켰을것”
근로자 6명이 숨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리조트 화재 당시 현장에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의무 배치해야 하는 ‘화재 감시자’가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방당국의 진단이 나왔다. 16일 공사 현장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감식이 진행됐고, 경찰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16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리조트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당국 등 관계자들이 이틀 전 발생한 화재의 원인을 찾기 위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이 사고로 작업자 6명이 목숨을 잃었다. 기장=뉴시스
부산경찰청 과학수사대 화재감식팀에 따르면 16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재난안전원, 부산지검 동부지청, 기장군, 고용노동부, 전기안전공사 등 관계 기관 소속 29명이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시작했다. 14일 화재가 난 리조트는 12층 높이 A, B동과 이들 건물을 연결하는 로비동이 있는 구조로, 올 상반기 개관할 예정이었다. 사고 당일 건물 안팎 40여 곳에서 하청업체 소속 인부 840여 명이 막바지 공사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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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발화 원인은 당시 작업자들 진술과 폐쇄회로(CC)TV 분석, 현장 출입 시간 등을 확인한 후 최종 결론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조사와 인부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불을 일으킨 원인은 용접 불씨로 추정된다. 경찰은 화재 당시 B동 1층에서 배관 절단 및 용접 작업을 하던 작업자 6명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화재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작업자는 본보 취재진에게 “수영장 인근에서 배관 관련 작업을 하기 위해 용접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스파크(불티)가 튄 것 같다”고 했다. 2020년 4월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도 용접 중 튄 불티가 우레탄폼 발포 작업 중 발생한 가연성 물질에 닿아 폭발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리조트 시공업체인 삼정기업과 현장 책임자 등에 대한 조사와 함께 압수수색을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지검 동부지청도 지청장을 본부장으로 검사 10명, 수사관 15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부산고용노동청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17일부터 전국 1000여 개 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화재 예방 긴급 현장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소방 “화재 감시자 없었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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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화재 감시자가 있었는지는 확인 중”이라면서 “사고 현장이 화재 감시자를 반드시 둬야 하는 상황이었는지도 살피고 있다”고 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화재 감시자는 법적 의무 사항”이라며 “혹시 있었다고 해도 몇 시간 의무 교육만 받고 현장에 투입되는 아르바이트생 등 비전문가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공사장 화재는 총 2732건이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20년 599건, 2021년 559건, 2022년 657건, 2023년 516건, 2024년 401건으로 매년 500건 안팎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공사장 화재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총 46명이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송진호 기자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