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통상전쟁] 포드 CEO “加-멕시코 관세 부과땐, 美 車산업 전례 없는 타격 입힐 것” 월가도 “美 신뢰도에 악영향” 우려… 백악관 “일자리 위협 물리쳐” 반박 EU-日, 美 정부와 ‘면제 협상’ 나서
국내에서 생산된 수출용 차량들이 12일 경기 평택항에서 선적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에 이어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에도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혀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평택=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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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건 엄청난 비용과 혼란뿐이다.”
GM, 스텔란티스와 더불어 미국 자동차 업계 빅3로 꼽히는 포드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관세 무기화’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통상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 포드 본사와 주요 공장이 있는 미시간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세가 강한 러스트벨트(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에 속한다.
이날 유명 헤지펀드인 시타델의 켄 그리핀 CEO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겨냥해 “협상을 끌어내려는 목적으로 그런 식의 수사(修辭)를 동원하는 건 큰 실수”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뉴욕 월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적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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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자동차 산업에 전례 없는 타격”
팔리 CEO는 “이런 조치(트럼프의 관세 부과)는 한국, 일본, 유럽의 자동차 업체들에 자유로운 시장을 열어줄 것”이라고도 말했다. GM, 포드에 비해 한국, 일본, 유럽 자동차 기업들의 멕시코 생산량이 적은 만큼, 트럼프발 관세 폭탄에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매체인 CNBC에 따르면 그는 7일 진행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행사에선 도요타와 현대자동차를 언급하며 “수백만 대의 자동차가 관세 없이 들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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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부과 조치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백악관은 이날 홈페이지에 ‘산업계와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보낸 박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홍보전’에 나섰다. 필립 벨 미 철강제조업협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해 우리 일자리에 대한 직접적 위협을 물리쳤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보도 참고자료(fact sheet)를 통해 트럼프 1기 때 부과한 관세 정책 덕에 100억 달러 이상의 투자 유치가 이뤄졌다며 “현대제철이 미국 내 철강 공장 건설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도 밝혔다.
● EU·日, 美 정부와 ‘관세 면제’ 협상
한편 주요국들은 트럼프발 관세 폭탄에 반발하면서도 면제 조치를 받기 위해 미국 정부와의 협상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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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일 정상회담을 가진 일본은 철강·알루미늄 관세 면제를 미국에 요청하기로 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관방장관은 12일 “일본을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요청했다”며 “관세 조치의 내용과 영향을 충분히 조사하고 필요한 대응을 확실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