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외로움 많이 느꼈을수록 나이 들며 더 외로움 느꼈을수록 중년기에 음모론 지지할 가능성↑ 음모론 믿더라도 반대 대화 나누면, 음모론 믿음 20%P 줄고 효과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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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고립-음모론 상관관계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음모론은 이를 파고들며 블랙홀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사회를 분열시키는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출처가 불분명하고 객관적 증거가 없는 음모론이 급속도로 확산되며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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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음모론에 끌리는 이유에 관한 기존의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고 예측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단순한 설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며, 음모론은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준다고 말한다. 또 음모론이 불안감, 불확실성, 통제력 부족을 느끼는 이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기도 하는데, 특히 사회적으로 소외되거나 불안정한 집단일수록 음모론에 더 쉽게 빠져드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 준다. 더불어 미디어의 발달과 정치 양극화 심화는 음모론 확산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어떤 유형의 사람들이 음모론에 더 취약하며, 음모론에 빠진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첫 번째 연구(연구①)는 노르웨이 국민 2200여 명을 대상으로 무려 30년 가까이 추적 조사해 개인이 느끼는 외로움과 음모론적 세계관을 가지는 확률의 상관관계를 살펴봤다. 청소년기(1992년)부터 중년기(2020년)까지 5차례 외로움 정도를 측정하고, 마지막 시점에 음모론적 사고를 측정하는 설문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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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음모론에 빠진 사람들의 생각은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두 번째 연구(연구②)는 챗GPT와 같이 최근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거대언어모델을 활용한 대화를 통해 음모론에 대한 믿음을 줄일 수 있다는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 줬다.
음모론자들과 대화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지구 평면설처럼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지만 나름의 논리와 숫자를 동원하는 음모론자와 대화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라. 그럼에도 두 연구를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청소년기에 혹은 삶의 과정에서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는 사람일수록 음모론에 빠지기 쉽지만, 음모론에 빠진 사람들이라도 주변 사람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진솔하게 대화하며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면 그릇된 믿음을 바꿀 수 있다. 즉, 우리 사회는 음모론의 확산과 해결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물질적 지원과 정신적 지지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음모론에 빠진 이들이 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나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현대 복지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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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①: Bierwiaczonek, Kinga, et al. “Loneliness trajectories over three decades are associated with conspiracist worldviews in midlife.” Nature Communications 15.1 (2024): 3629.
연구②: Costello, Thomas H., Gordon Pennycook, and David G. Rand. “Durably reducing conspiracy beliefs through dialogues with AI.” Science 385.6714 (2024): eadq1814.
연구②: Costello, Thomas H., Gordon Pennycook, and David G. Rand. “Durably reducing conspiracy beliefs through dialogues with AI.” Science 385.6714 (2024): eadq1814.
박재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