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오늘 ‘성장’ 주제로 교섭단체 연설 당내 일각 “민주당 노동정책 지켜야” 친명, 기업 투자 稅공제 등 잇단 발의 與 “주52시간 묶은채 기업 키우겠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회복과 성장’을 주제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다. 조기 대선 국면에서 이 대표가 연일 ‘실용주의’와 ‘성장’을 강조하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법안들이 잇달아 발의되고 있다. 사진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이 대표(왼쪽)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모습.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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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회복과 성장’을 주제로 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서 민생 회복과 경제 성장을 재차 강조하며 사실상의 대선 메시지를 제시한다.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반도체 특별법에 포함할지를 두고 당내 잡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표가 연설에서 이와 관련해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성장 우선’ 키워드를 앞세운 데 대해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당내에서도 불협화음이 나오면서 이 대표의 중도 확장 시도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하지만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의 성장 우선 기조에 맞춰 기업의 투자를 지원하거나 세금을 깎아주는 친(親)기업 등 경제 법안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 반도체법 당내 반발에 ‘성장 우선’ 잡음
9일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 주제는 ‘회복과 성장’”이라며 “인공지능(AI), 바이오, K컬처 등에 대한 국가적 지원 및 육성 정책을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여야정 4자 회담을 앞두고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반도체 특별법상 주 52시간 예외에 대한 입장은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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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에선 반도체특별법 처리를 둘러싸고 이 대표의 친기업 행보에 대한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당의 전통적 노동 정책을 지켜야 한다는 운동권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반발이 커지고 있는 것.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6일 “이렇게 갈등이 심한 사안을 일거에 처리할 순 없다”며 52시간 특례 조항 제외를 강조했다. 이인영 의원도 “민주당의 노동 정책이 윤석열의 정책과 똑같아서야 되겠느냐”며 “단순한 우클릭, 기계적 중도 확장은 오답”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주 52시간 예외 등 기업 요구를 중재하는 모습을 보이려 했던 이 대표가 지나치게 깊게 발을 들여 이도 저도 못 하는 형국이 됐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우클릭’에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호준석 대변인은 민주당이 ‘삼성전자급 기업 6개를 만들겠다’는 것에 대해 “주 52시간에 묶여 있는데 삼성전자 6개를 어떻게 만드느냐”고 했다.
● 친명계도 ‘성장 우선’ 법안 잇달아 발의
민주당 친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의 우클릭에 발 빠르게 호응하고 있다. 이 대표가 지난달 22일 ‘흑묘백묘론’을 언급하며 성장 우선 노선을 공식화한 뒤로 관련 법안 발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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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희 의원은 2차전지 필수재인 리튬, 흑연 등과 관련해 해외에 투자하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냈다. 김주영 의원은 자녀 소득공제 나이 제한을 현행 ‘만 20세 이하’에서 ‘만 23세 이하’로 완화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내놨으며, 윤후덕 의원은 10년 미만 중소기업 재직 근로자에게 근속 연수에 따라 소득세의 5∼15%를 감면하는 조특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