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후폭풍] ‘경제성 없다’ 정부 발표뒤 공방 野 “정부-대통령이 나선 대사기극” 與 “자원은 긴숨 봐야… 비판 부적절” 삭감 예산 복원 놓고 추경 충돌 예고
지난해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앞바다에 있는 고래 조형물 뒤로 ‘대왕고래’ 유망 구조에서 1차 탐사 시추작업을 진행하기 위한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입항해 있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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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7일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1차 탐사 시추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정부 발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왕고래는 정부·여당과 대통령이 나선 ‘대사기극’”이라고 맹비난하며 사과를 촉구한 반면 전날(6일)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던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동해 심해가스전 전체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7곳 중 남은 6곳에 대해 시추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재명 “GPU 3000장어치 돈 털어넣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인공지능(AI) 연구를 위한 최고급 사양의 그래픽처리장치(GPU) 3000장을 살 수 있는 돈을 ‘대왕 사기’ 시추 한 번 하는 데 다 털어 넣은 것”이라며 “그 돈을 사기에 쓰지 않았으면 지금 대한민국 AI 연구에 얼마나 도움이 됐겠나”라고 지적했다. 엔비디아의 주력 AI 가속기 GPU인 ‘H100’의 가격은 약 3800만 원으로 3000장의 가격은 약 1140억 원이고 대왕고래에 투입된 금액은 최소 10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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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與 “7곳 중 6개 남아, 계속 시추해야”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공개적으로 “시추를 더 해보는 게 필요하다”며 “자원과 관련된 부분은 긴 숨을 보고 해야지, 한 번 했는데 안 된다고 해서 바로 비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동해안 7개 유망 광구 중) 한 개 시추했는데 경제성 있는 광구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에게 전화해 “언론 브리핑을 할 때 똑바로 말하고 오해 없도록 잘 설명해야 한다”며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실패한 것처럼 언론 보도가 나왔는데 제대로 대응도 못 하고 있다”고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책임론도 나왔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왕고래 시추 개발은 문재인 정부 때부터 계획을 수립하고 시추에 나서게 됐다”며 “탐사 결과를 두고 사기극이니 뭐니 정치적 공격은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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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경 협의 때 여야 충돌 예고
야당은 올해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 예산 505억5700만 원 중 8억3700만 원을 제외한 497억2000만 원을 삭감했는데 국민의힘은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서 관련 예산 복원을 주장하고 있어 여야 간 충돌도 예상된다. 국민의힘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추경이 이뤄진다면 대왕고래 시추에 대해서도 추경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성회 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참담한 실패로 끝난 대왕고래 미몽에 자신들은 물론이고 국민을 가두려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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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