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영향, 1년새 적자 17% 늘어 “트럼프 ‘관세 결의’ 강화될 것” 분석 韓, 수출호조… 작년 518억 달러 흑자
지난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9184억 달러(약 1331조6800억 원), 상품 교역 기준 적자는 1조2000억 달러(약 1740조 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로 미국의 수입이 크게 늘었지만, 수출은 그만큼 늘지 못한 것이다. 무역적자를 이유로 세계 각국에 관세 인상을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수치를 앞세워 통상 전쟁의 압박 강도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무역적자는 한 해 전보다 1335억 달러(17%) 증가했다. 수출은 3조1916억 달러로 전년 대비 1198억 달러 늘었고, 수입은 4조1100억 달러로 2533억 달러 증가했다. 상품수지 적자는 지난해보다 1484억 달러(18.7%) 늘어 역대 최대치였다.
국가별로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가장 많은 2954억 달러의 적자를 봤다. 이어 유럽연합(EU·2356억 달러), 멕시코(1718억 달러), 베트남(1235억 달러), 아일랜드(867억 달러), 독일(848억 달러), 대만(739억 달러), 일본(685억 달러) 순이었다. 한국(660억 달러)은 일본에 이어 9번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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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무역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를 많이 본 나라를 상대로 다시 한 번 강도 높은 관세 인상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무역정책학과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사상 최대 무역적자로 교역국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가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도 관세 압박의 타깃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상대로 큰 규모의 흑자를 냈고, 전체 무역수지에서도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연간 무역수지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518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무역, 서비스, 해외소득 등 한국의 전체 경제활동으로 거둔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는 990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2023년(328억2000만 달러)의 3배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123억7000만 달러(약 17조9154억 원)로 12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특히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출이 대폭 늘었다.
지난해 수출은 6962억 달러로 2023년보다 8.2%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은 5960억7000만 달러로 한 해 전보다 1.6% 줄었다. 연간 상품수지도 1001억3000만 달러로 2023년 376억6000만 달러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상품수지와 무역수지는 수출에서 수입을 빼 계산하지만 포함 항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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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