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10만-저녁 30만원 고가에도 스타셰프 콘텐츠 열풍 타고 인기 경험소비 중시 세대 특성도 한몫 외식업 전체 매출은 감소 ‘극과 극’
자료: 미쉐린 가이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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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차 물리치료사 김모 씨(25)는 최근 점심 식사, 후식 커피값을 아껴 모아 파인다이닝(최고급 식당)을 찾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팔로우’한 인플루언서, 지인들이 게시한 글을 보고 ‘나도 한번 가보고 싶다’란 생각이 들어서다. 김 씨는 “일하며 받는 스트레스를 비싼 음식 먹고, 레스토랑 분위기를 즐기고, 사진 찍으면서 푼다”고 말했다.
유튜브 ‘먹방’과 스타 셰프들이 등장하는 다양한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한 끼에 많게는 30만 원이 넘는 고가 파인다이닝 매출이 10, 20대 중심으로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소비 침체 여파로 지난해 전체 요식업종 매출이 감소한 것과 달리 고가 레스토랑은 ‘나 홀로 호황’을 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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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력 있는 ‘영올드’ 60대의 9∼12월 파인다이닝 결제도 꾸준히 상승했고, 50대에서는 11월에 반짝 급등(62.5%)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연말 모임, 회식 등으로 파인다이닝을 즐긴 이들도 많아졌지만 부모 세대들이 10, 20대를 위해 결제해 주거나, 자금력을 기반으로 젊은 사람들의 식문화 추세를 따라간 것으로 보인다는 게 BC카드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10·20세대 중심의 ‘파인다이닝 열풍’을 두고 SNS를 의식한 과시 소비 영향도 일부 있겠지만 물질 소비보다 ‘경험 소비’에 만족감을 느끼는 이들 세대의 특성이 반영됐다고 풀이했다. 파인다이닝을 하나의 경험으로 받아들이며 아낌없이 돈을 투자한다는 얘기다. 파인다이닝 등은 예약이 필수인데, 예약 자체가 어렵고 혼밥족은 받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10·20세대는 오픈 채팅 등 온라인 소모임(번개)을 통해 특정인이 예약하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파인다이닝을 찾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SNS, 미디어 등 노출이 많은 10·20세대가 또래 일부나 40·50세대 위주로 방문하는 식당들을 자신도 한번 경험해 보자는 취지의 ‘경험 소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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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