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장 중 ‘근무지 이탈’ 공공기관 직원…유튜브에 올렸다가 해고

한국인터넷진흥원, 유튜브·블로그 보고 사적활동 파악
법원 “해고 정당”

광주지방법원별관의 모습./뉴스1 DB ⓒ News1

해외 출장 중 근무지를 이탈, 업무시간을 사적으로 이용한 혐의로 해고된 공공기관 직원에 대한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유상호)는 A 씨가 한국인터넷진흥원을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A 씨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자신에게 내린 해고 처분이 무효이기에 무효적 해고 기간의 미지금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진흥원은 A 씨가 2022년 미국에서 개최되는 국제 컨퍼런스로 국외 출장을 갔다가 근무지를 무단이탈하고 업무시간을 사적 활용했다는 등의 이유로 파면 처분을 내렸다.

진흥원은 A 씨의 유튜브와 블로그 등에 근무시간의 사적활동이 포함된 내용이 게시된 것을 보고 징계 사유를 파악했다. A 씨가 블로그에서 특정물품을 협찬받아 홍보한 것도 복무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A 씨는 국외 출장 중 업무시간이 아닌 자유시간을 이용해 리조트 내 시설을 이용했기에 사적활동을 한 것이 아니고, 유튜브와 블로그에 게시한 것도 자유시간이나 휴식시간을 활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자신의 게시물이 진흥원의 사회적 평가에 악영향을 끼친 사실이 없고, 블로그는 가족이 운영한 것이라고 재판부에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공공기관인 피고의 설립목적과 수행하는 사업의 성격상 소속 직원에게 일반적인 사기업체의 직원에 비해 높은 수준의 품위유지의무가 요구된다”며 “해고가 부당하거나 지나치게 가혹하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해외출장 중 원고의 디즈니 리조트 방문은 근무시간 중 이뤄진 사적 활동으로 보는 게 상당하다. 원고가 해외출장 중 사적활동이 포함된 동영상 등을 유튜브 등에 게시한 점이 인정되고, 이는 일반인들에게 외유성 출장의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로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