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30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현장에서 합동감식을 앞두고 안전 확보를 위한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2025.01.30 부산=뉴시스
● ‘비상탈출’ 선포에 기내 아수라장
“이베큐에이트(evacuate·대피)!, 이베큐에이트!” 승무원의 화재 발생 보고를 받은 기장은 유압기 등 연료계통을 차단한 뒤 바로 ‘비상탈출’을 선포했다. 놀란 일부 승객들은 급히 자리를 벗어나 앞쪽으로 이동했고 이 과정에서 서로 몸이 뒤엉켜 기내는 아수라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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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항공사 소방대, 공군분대 소방대가 가장 먼저 도착해 초동 대처에 나섰다. 부산 강서소방서는 오후 10시 38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펌프차 13대 등 장비 68대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큰 불이 잡힌 이후에도 작은 불씨까지 확실히 잡기 위해 일부 대원이 기내로 진입했고, 화재 발생 1시간 16분 만인 오후 11시 31분경 불을 완전히 껐다.
28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항공기에 탑승해 있던 승객 169명과 승무원 7명 모두 전원 탈출했다. (사진=SNS 캡쳐) 2025.01.29 서울=뉴시스
30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불이 시작된 건 28일 오후 10시 15분경으로 추정된다. 당시 기내 뒤쪽 주방에 있던 승무원이 좌석 위 선반에서 불꽃과 연기를 목격해 관제탑에 보고했고 오후 10시 26분 첫 신고가 119로 접수됐다.
승객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날개 뒤쪽 비상구 1개는 승객들이 직접 연 것으로 알려졌다. 앞쪽에 있던 승객 김동완 씨(42)는 “뒤쪽에서 ‘불이야’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밀려왔고 따로 화재 안내 방송은 없었다”며 “앞쪽 비상문이 개방돼 탈출했고 꼬리 쪽에선 승객들이 직접 문을 열고 탈출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일부 승객들도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으나 승무원이 응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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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비용 항공사 불안감 확산
이번 사고로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 제주항공 사고 이후 한달 만에 다시 LCC 관련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홍콩 여행을 계획했다는 최모 씨는 “무안 사고 때문에 저가 항공사가 조금 겁이 났는데 이번 사고로 너무 불안해 일정을 취소할 지 다른 항공편을 이용할 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LCC 업계 관계자는 “모니터링 결과 설 연휴 전후로 항공권 예약률 관련해서 아직까지 변동은 없다”며 “승객들이 불안함을 느끼지 않도록 안전 관리에도 집중할 예정”이라고 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