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공격을 가로막고 있는 정관장 정호영(왼쪽).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배구에서 블로킹은 단체 구기 종목 전체를 놓고 살펴봐도 참 독특한 플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블로킹에 성공하면 상대 점수를 막아낼 뿐 아니라 우리 팀 점수가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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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블로킹 득점’이 가장 많은 선수를 블로킹 능력도 가장 뛰어난 선수로 평가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블로킹은 상대 공격 1차 저지선.
그리고 모든 단체 구기 종목에서 수비는 기본적으로 ‘조직력’ 싸움입니다.
배구에서도 상대가 공격을 시도할 때 선수 여러 명이 블로킹 벽을 세우는 게 수비 첫 단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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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기 전까지 2024~2025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71.4%를 상대 블로커 2명 이상이 막아섰습니다.
상대 공격을 가로막고 있는 정관장 정호영(왼쪽).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블로킹 어시스트는 블로킹에 성공한 선수와 함께 점프한 선수에게 남는 기록입니다.
(3인 블로킹 때는 기록원이 기여도가 더 크다고 판단한 한 명에게만 블로킹 어시스트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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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은 현재 블로킹 어시스트은 68개로 이 부문 2위 김수지(38·흥국생명·45개)와 비교해도 1.5배 이상 기록이 많습니다.
세트당 블로킹 어시스트도 당연히 정호영이 0.756개로 1위
정호영이 후위로 내려가면 ≒ 리베로에게 자리를 내주면 이 기록은 6.5%로 줄어듭니다.
정호영이 팀 전체 블로킹 능력을 30% 정도 끌어올린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키 190cm인 정호영을 피해 때리려다 다른 선수에게 가로막히는 일이 그만큼 많은 것.
현재 블로킹 득점 1위인 이다현(24·현대건설·0.897점)이 전위(7.4%)와 후위(5.9%)에 있을 때도 이렇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방해율 = (블로킹 득점 + 블로킹 어시스트 + 유효 블로킹) ÷ 상대 공격 시도
상대 공격이 우리 팀 블로커 손에 맞은 다음 이를 건져낸 경우가 유효 블로킹에 해당합니다.
정호영은 블로킹 득점(64점), 블로킹 어시스트(68개), 유효 블로킹(135번)까지 상대 공격을 총 267번 방해했습니다.
정호영이 전위에 있을 때 상대 공격 시도는 총 1582번이었으니까 정호영이 상대 공격 시도 가운데 16.9%를 간섭했던 것.
이번 시즌 여자부 선수 가운데 이보다 이 비율이 높은 선수는 없습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왼쪽)과 정호영.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고 감독은 지난 시즌 “미들 블로커는 블로킹과 연결에서 재미를 느껴야 한다”고 정호영을 저격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시즌에도 고 감독이 정호영과 ‘경기중 면담’을 진행하는 모습이 심심하면 한 번씩 TV 중계 화면에 등장합니다.
당연히 달갑지만은 않았을 이 과정을 거치면서 정호영은 현재 블로킹 득점 1위 기록 주인공과 견줄 만한 블로커로 성장했습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어디선가 들리지 않나요? 정호영 몸값 오르는 소리가?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