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대학원생 김모 씨(31)는 장을 볼 때 1~2개들이 양파, 절단대파 등 소포장 채소들을 주로 구입한다. 혼자 먹기 필요한 만큼만 구입할 수 있는 데다 대체로 손질이 돼 있어 사용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많은 양을 구입하면 어차피 대부분 남아서 버리게 된다”며 “요즘은 채소값이 많이 올라서 한 번에 많은 양을 사면 지출이 커져 부담스럽다”고 했다.
1인 가구 증가와 고물가 현상으로 소포장 상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은 물론 쌀, 향수, 세제와 같이 큰 용량 제품이 주를 이루던 상품군에서도 적은 양을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소포장 제품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작게 더 작게’ 포장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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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대용량 상품을 주로 판매하던 대형마트도 최근 소포장 상품의 구색을 대폭 늘리는 추세다. 롯데마트는 5kg 이하 소포장 쌀 제품수를 2022년 18개, 2023년 20개, 2024년 25개 등으로 늘렸다. 지난달에는 제타플렉스 잠실·서울역점, 경기 안성점 등 3개 점포에서는 소포장 쌀·잡곡 별도 진열 공간을 구성하기도 했다. 별도 공간 구성 후 3개점의 양곡 매출은 한달 간 전년 동기 대비 25% 상승했다.
소포장 트렌드는 신규 매장 출점에도 반영된다. 지난달 문을 연 이마트 푸드마켓 대구 수성점은 도보 고객이 많은 근린상권인 점을 고려해 신선식품의 판매 단량을 조정했다. 기본 600g 단위로 판매하던 육류를 400~500g 단위로 줄이고, 채소류도 중량을 30% 이상 줄이면서 단위당 가격은 최대 50%까지 낮췄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