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소상공인 희망 되길”… ‘점령군’ 비판 의식해 금리인하 말 아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더불어민주당-은행권 현장간담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착석하고 있다. 2025.01.20. 사진공동취재단
● 이재명 “어려울 때 지원하는 게 금융기관 역할”
이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연합회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부담 갖지 마시고 편하게 말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를 앞두고 정치권과 금융가에서 ‘시중은행들을 소집해 가산금리 인하 등을 압박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의식한 것. 이 대표는 이어 “금융기관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충분히 들어보고 여러분들이 활동하는 데 우리 정치권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들어보려고 하는 자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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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더불어민주당-은행권 현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1.20. 사진공동취재단
다만 이 대표는 “어려울 때일수록 도움이 절실할 텐데 원래 금융기관의 역할 자체가 기본적으로 지원 업무가 아니냐”며 “서민, 소상공인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구속 이후 사실상 첫 대선 현장 행보로 은행장과 만나 설 명절을 앞두고 서민,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시중은행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한 것.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융 당국의 ‘관치’도 힘겨운데 눈치 볼 대상이 더 늘어났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면 되는 문제인데, 야당까지 금리 압박하니 부담이 겹겹이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이 대표가 벌써부터 정권을 다 잡은 양 민간 기업을 호출하고 경영에 간섭한다”며 “민생 행보를 가장한 이 대표의 ‘대권 놀음’이라는 것을 누가 모르겠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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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주말에 이어 이날도 윤 대통령 구속에 대한 언급은 피한 채 계엄 이후 국내 경기 침체에 대한 해법 마련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통상전략 마련을 강조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공격하는 언어를 쓰는 것은 약자의 전략”이라며 “이 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생 행보에만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원기·임채정·문희상·박병석 전 국회의장과 이해찬 전 대표, 정동영 의원, 이용득 전 의원, 추미애 의원 등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이날 오찬에서 이 대표에게 “당이 국민께 최대한 겸손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한편 민주당 민생경제회복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의 대표 정책인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국가 재정 지원을 의무화하는 지역화폐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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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