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가옥 : 아트 인라이프, 라이프 아트’ 展
티 소믈리에 50대 엄마와 20대 영상 감독 아들. 자연과 건강에 관심 많은 30대 식물 전문가(플랜티스트)와 요리사 부부, 그리고 40대 갤러리스트. ‘예술 작품은 어떤 사람들이 소장하고 있을까’란 질문에서 출발해 소장자의 생활 공간을 상상해 전시를 구성한 독특한 미술전이 열리고 있다. 서울 성동구 디뮤지엄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기획한 ‘취향가옥: 아트 인 라이프, 라이프 인 아트’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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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관람이 누군가의 집을 방문해 취향을 엿보는 기분이 들도록 공간을 꾸민 건 무슨 연유일까. 대림문화재단 관계자는 “대림미술관 기획전에서 일부 공간에 가구를 배치해 집처럼 보이게 하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적이 있다”며 “이번 전시는 그런 아이디어를 최대로 끌어 올리는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각 공간을 상징하는 인물로 여러 나이대를 설정한 것도 이유가 있다. 이 관계자는 “대림미술관하면 2030 세대가 찾는 곳으로 여겨졌는데, 팬데믹 시기 예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다른 연령대의 방문도 늘어났다”며 “이런 흐름에 맞춰 30~50대 관객의 취향에 맞춘 공간도 조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 컨셉트가 인상적이지만, 그간 외부로 공개된 적이 거의 없던 대림문화재단 소장품이 다수 나온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70여 명의 국내외 예술가 작품 300여 점을 볼 수 있는데 모두 재단 소장품이다. 전시된 면면을 보면 트렌디한 디자인적 요소가 두드러지는 작품이 많다. 그런 가운데 ‘스플릿 하우스’에 김환기 작품 2점도 걸려 있어 “이 작품들이 여기에 있었느냐”고 신기해하는 관객 반응도 적지 않다. 5월 18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