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2019.09.03. 세종=뉴시스
13일 주요 대학에 따르면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이날 오후 4시 영상 간담회를 통해 수도권 주요 사립대 총장들에게 등록금 동결을 당부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날 회의에 경희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인하대 중앙대 한양대 등 수도권 8개 사립대학 총장들에게 참석을 요청했다.
앞서 거점국립대학 총장협의회와의 간담회 때 “국립대가 등록금 동결에 참여해 모범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던 것처럼 주요 대학이 모범을 보여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등록금을 인상했던 대학들은 일부 지방대에 국한됐는데 올해는 이미 서강대와 국민대가 인상을 결정하는 등 주요 대학이 인상을 논의 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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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립대학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이미 서강대와 국민대는 올해 등록금을 각각 4.85%, 4.97% 인상키로 했고 고려대와 연세대는 올해 등록금 법정 인상한도인 5.49%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학생들에게 이야기했다. 한 대학 총장은 “등록금 인상분으로 지원 못 받는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보강하고도 남고, 올해 대통령이 바뀌면 내년엔 정말 더 등록금 못 올린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사립대학 사이에서는 등록금은 법적으로 각 대학이 법정 인상한도 내에서 올릴 수 있는데 교육부가 동결을 압박하는 것은 헌법소원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학 관계자는 “법정 인상한도 내에서만 올리면 등록금 책정권은 대학의 자율인데 교육부가 이렇게 간섭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측은 “오랜 등록금 동결로 우수한 교원을 못 뽑을 정도로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며 “대학의 미래가 걸린 일인데 교육부가 책임질 것도 아니면서 무조건 동결을 요구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국립대는 교육부 차관의 요구를 받아들여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했지만 사립대학의 경우 등록금 동결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 대학 총장은 “총장들 사이에서 법정 인상한도까지 올리는 것은 좀 자제해 4.9%대로 수렴하더라도 올해는 인상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