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자신의 X에 공개한 영상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이 “여기(우크라이나)에서 살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X 캡처
2021년에 입대한 20세 소총수는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어?”라고 묻자 “우크라이나 사람들 다 좋은가요?”라고 물은 뒤 “여기서 살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다리에 골절상을 입은 채 낙오돼 4∼5일간 물도 마시지 못한 채 헤매다 생포된 그는 두 손에 붕대를 감고 침상에 누운 상태에서 대답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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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는 것을 알고 있었지. 몰랐어?”라는 질문에 몰랐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러시아에 도착한 뒤에야 파병 사실을 알게 됐다고도 말했다. 이어 “(지휘관들이) 누구랑 싸운다고 했어?”라는 질문에 “훈련을 실전처럼 해본다고 해서요”라고 답했다. 그는 “3일에 (전선에) 나와서 옆에 동료들이 죽는 것을 보고 거기 방공호에 숨어 있다가 5일날 부상 당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자신의 X에 공개한 영상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이 턱에 붕대를 감은 채 심문에 고개를 끄덕여 응답하고 있다. X 캡처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상과 함께 한국어, 우크라이나어, 영어로 각각 올린 게시물에서 “우크라이나는 김정은이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북한 군인의 교환을 조직할 수 있을 경우에만 북한 시민을 김정은에게 넘겨줄 준비가 되어 있다”며 포로 교환 조건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자신의 X에 한국어로게재한 글에서 북한군 포로 교환 조건을 언급했다. X 캡처
그는 “북한에서 처음 생포한 병사들 외에 (생포할) 다른 병사들도 있다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며 “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는 북한의 군사 지원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귀환을 원하지 않는 북한 병사들에게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특히 이 전쟁에 대한 진실을 한국어로 널리 알려 평화를 앞당기고자 하는 한국인들에게도 이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도 썼다.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포로의 영상을 공개한 것은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을 앞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투가 격화되는 상황에서 국제 사회 여론을 환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북한은 러시아 쿠르스크에 약 1만1000명을 파병한 것으로 파악된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 중 약 3000명, 국정원은 약 1000명을 사상자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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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