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전라 최대 17㎝ 폭설에 항공기 136편-여객선 77척 결항 원주 82세 남성 한랭질환 사망
올겨울 최강 한파가 찾아온 9일 충남과 전라권을 중심으로 눈까지 내리면서 사건 사고가 잇따랐다. 항공기 100여 편이 결항했고, 강원 원주에서는 한랭질환으로 80대가 사망했다.
“세상이 꽁꽁, 겨울왕국 같아요”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9일 대구 달성군 비슬산자연휴양림에 만들어진 얼음동산을 어린이들이 구경하고 있다. 이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0.2도, 체감온도는 영하 18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졌다. 10일은 남부지방까지 한파특보가 확대되는 등 더 추워지겠다. 대구=뉴시스
북쪽에서 내려온 찬 기운이 서해안을 지나면서 구름이 발달해 충남과 호남 지역에는 많은 눈이 내렸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하루 동안 새로 쌓인 눈(24시간 신적설량)은 전북 고창 17.2cm, 전북 순창 15.9cm, 전북 김제 15.2cm, 제주 12.3cm 등이었다. 이들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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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 피해도 있었다. 강원도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6분경 원주시 태장동의 한 편의점 앞에서 82세 남성이 저체온 상태로 쓰러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하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이 남성은 관할 행정복지센터가 이틀에 한 번꼴로 생활반응을 확인하는 홀몸노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원주의 최저 기온은 영하 12.2도였다.
전북 무주군 덕유산리조트에서는 곤돌라가 멈춰 승객 300여 명이 40분가량 강풍이 부는 공중에서 추위에 떨어야 했다. 이날 덕유산의 최저 기온은 영하 16.1도(설천봉)였다. 리조트 측은 비상엔진을 가동해 탑승객을 모두 하차시켰다. 리조트 관계자는 “다친 승객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비용은 모두 환불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눈길 교통사고도 이어졌다. 오후 3시 29분경에는 전북 부안군 줄포면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줄포 나들목 인근에서 차들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17대가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30대 5t 트럭 운전사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10일에도 강추위가 이어진다. 전국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22도∼영하 5도, 낮 최고 기온은 영하 6도∼영하 4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다.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12도, 체감온도는 영하 17도까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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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원주=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